KAIST 등 공동연구팀, 방사선이 인간·생쥐 세포서 만든 돌연변이 처음 ‘규명’“암치료 필수 방사선 연구분야 중요한 전환점…방사선 치료 기술 발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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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이 공동 연구로 방사선이 인간과 생쥐의 정상 세포에서 만들어내는 DNA 돌연변이의 특성을 명확히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이번 연구에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손태건 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김경수, 장지현 교수팀이 참여했다.14일 KAIST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방사선 연구 분야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세포에 돌연변이를 유도한 후, 방사선이 만들어낸 돌연변이를 유전체 서열분석 기술을 통해 규명하는 방식으로 방사선이 유발하는 DNA 돌연변이의 양과 패턴을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성공했다.연구팀은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생쥐와 사람의 다양한 장기(위, 소장, 대장, 간, 유방, 폐, 췌장, 나팔관 등)에서 얻은 세포를 다양한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했고, 각각의 세포마다 유도된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검출하기 위해 세포 하나하나를 오가노이드 세포 배양 기술을 응용하여 증폭했다. 연구진은 총 200개의 세포 유전체 서열로부터 방사선 피폭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특정 패턴의 돌연변이들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본 연구에서 1Gy (그레이)의 방사선량은 세포마다 약 14개 내외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연간 평균 자연방사선 양 (3.08mSV(시버트))을 감안하면 1Gy는 약 320년의 자연방사선 노출에 해당하는 셈이다. 방사선이 만들어내는 변이의 패턴은 다른 원인에 의한 돌연변이와는 달랐는데, 주로 짧은 염기 결손 (short base deletion)과 소수의 염색체의 역위(inversion), 전위 (translocation), 및 다양한 복잡 구조 변이(complex genomic rearrangements)들로 구성돼 있었다. 또한, 방사선은 서로 다른 세포 종류에도 모두 비슷한 정도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방사선이 분자 수준에서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규명했다. 방사선이 우리 세포의 DNA를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첫 규명”이라고 설명했다.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손태건 박사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초저선량 및 초고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것”이라며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사선 치료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대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김경수 교수와 장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이 인체 DNA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도구를 가지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연구에 쓰인 연구 방법론으로 많은 후속 연구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KAIST 의과학대학원 육정환 박사 (서울대병원 내과 조교수), 임준오 박사 (현 지놈인사이트), 김태우 박사 (Weill Cornell 의과대학 박사 후 연구 과정) 및 서울대 의과대학 권현우 박사 (고려대 의과대학 핵의학과 교수), 김은지 박사 (서울대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 등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지노믹스'의 온라인판에 14일 발표됐다.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 R&D 사업,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연구지원 사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및 국제 연구비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의 젊은 연구자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