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재정부족…유망·우수 선수 타시도에 빼앗겨”“작년 스포츠과학센터 공모 선정…올해 국비 확보 현안”
  • ▲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이 17일 충북체육회 회장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이 17일 충북체육회 회장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은 “충북체육회가 임의단체에서 법정 법인화를 만들었고, ‘예산을 지자체에서 체육회에 지원할 수 있다’에서 강제조항인 ‘지원해야 한다’로 바꿔놨지만, ‘얼마를 지원해야 한다’는 별도 조항이 없어 올해 조례 개정이 최대 현안”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17일 충북체육회에서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교육청과 같이 ‘시도세의 3.6%를 줘야 한다’는 방식으로 조례에 체육회에 대한 지방비 지원비율을 정해 놓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며 재정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지원은 하지만, 지자체장이 마음에 안 들면 깎아도 그만이다. 그러다 보니 지방비 지원 한도가 정해지지 않아 각 체육회의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 지방비 지원 비율은 2% 선이다. 그러면 체육회의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가능해 우수 선수 육성과 함께 체육 인구 저변확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마음껏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대한체육회가 지방비의 2% 체육회 지원 조례 개정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 각 시군 체육회와 함께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충북이 지방비 2%의 지원조례가 개정되면 약 340억 원의 재정이 확보된다. 충북체육회 2024년도 예산이 230억 원인데, 여기에 120억 원만 더 오면 어르신들이 집에 있지 않고 파크골프‧그라운드골프대회를 분기별로 열어줄 수 있다. 현실은 각 종목의 회장들로부터 대회 개최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 지원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북도의회 행정문회위원회와 대토론회를 가졌지만, 충북도의원 중 누군가 앞장서 조례 제정을 해야 하지만, 전반기 마지막이다 보니 나서는 의원이 없다”는 윤 회장은 “다른 시도는 올해 예산 중 20% 정도 깎였지만, 충북은 다행히 예산이 깎이지 않고 오히려 김영환 도지사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12억 원을 더 지원해 줬다”고 귀띔했다.

    윤 회장은 부족한 예산 확보 대안으로 예산이 남아도는 충북교육청의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충북도교육청이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하는데도 시도세 3.6%가 배정돼 유치원생에게도 10만 원씩 지원하는 등 예산이 남는다. 2017~2021년 충북교육청의 불용액이 연 평균 810억 원에 이른다. 예산을 줄여서라도 이쪽으로 붙일 생각을 해야 하는데 관심이 없다”며 “게다가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도 이 문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인구절벽으로 인한 입학생의 감소해 선수 육성·발굴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모교인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금관초등학교 전교생이 10명 안팎으로, 충북 도내 소규모 학교를 시군별로 청소년의 달 등에 모아서 봉사활동이나 체육대회를 열어주고 싶다. 그러면 선수 선발도 순조롭고 학부모들과 함께 운동회도 할 수 있다. 이것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윤건영 교육감이 추진한다고 하니 기대를 걸고 있다. 추경예산에 반영해 주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 ▲ 윤현우 충북체육회장.ⓒ김정원 기자
    ▲ 윤현우 충북체육회장.ⓒ김정원 기자
    또한 “축구의 경우 충북교육청이 특성화 학교를 만들어 미래 꿈나무를 축구부가 있는 청주로 전학을 하되, 기숙사 생활을 하며 특기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윤 회장은 국제규격을 갖춘 체육시설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주공설운동장은 청주 FC가 쓰고 있어 다른 체육 활동이 곤란한 데다 이곳에서 육상선수가 세계기록을 하더라도 공인을 받지 못한다”며 “충북 선수들의 성적이 굉장히 좋고 잘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강내 또는 오창에 국제규격을 갖춘 공설운동장과 실내수영장, 다이빙 경기까지 가능한 체육시설을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윤 회장은 전국체전 채점규정 개선을 통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대한체육회가 지금 같은 방식으로 전국체전을 개최하면 인구가 많은 경기도가 무조건 1등, 제주도는 꼴찌”라는 그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전국체전은 인구에 비례해서 전체에 60점을 기본 점수로 주되 인구 비해 참가팀이 몇 팀이냐에 따라 20점을 배분하고, 매년 실업팀 창단을 많이 한 곳에 20점의 인센티브를 주면 된다. 그렇게 되면 실업팀과 대학팀이 많이 참가하게 된다. 경기 점수 배정 방식이 바뀌면 올해부터 전국 17개 시도의 순위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17개 시도 중 중위권에 속하는 충북은 무조건 상위권이 될 것이다. 내가 체육회장에 취임 한 뒤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대한체육회는 2019년 개정된 채점규정인 메달 수가 아닌 경기부분별로 획득한 점수의 합계로 전국체전 종합순위를 결정한다.

    윤 회장은 “충북이 실질적으로 인구가 많은 시도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고 훨씬 잘한다. 우리가 밀리는 것은 충북도세가 약하고 재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롤러 같은 우수·유망선수를 키워 놓으면 다른 시도에서 빼간다. 지도자들이 열심히 가르쳐서 우수 선수로 키우고 금메달을 따면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지자체가 돈을 많이 주고 스카우트해 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허탈해했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스포츠과학센터 공모에서 우리가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에서 여야를 쫓아다니며 쪽지 예산까지 넣었지만 결국 무산됐다”며 “국비가 확보되면 장비 지원과 연구원의 인건비를 지원받는 등 굉장히 좋은 사업이다. 현재 충북체육회 회의실에서 조그맣게 꾸려놨다. 올해 다시 한 번 국비 확보에 도전, 스포츠인들이 자기 역량을 점검하고 선수들이 기량을 한 단계 레벨업 시킬 수 있는 센터 활성화가 또 하나의 현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