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 “괴산에 땅이 많다더니 자기 땅 보러간 거냐” 비아냥
  • ▲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방송에서 김영환 지사를 비난했다.ⓒ오마이TV 캡쳐
    ▲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방송에서 김영환 지사를 비난했다.ⓒ오마이TV 캡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방송에 출연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사고현장에 늦게 도착한 김영환 충북지사에게 "괴산에 자기 땅보러간 거냐”고 비아냥을 해 14명이나 희생된 참사를 정쟁에 이용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김영환 지사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44분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됐다는 보고를 받고도 괴산으로 갔다가 옥산을 들러 같은 날 오후 1시 20분에야 오송 현장에 도착했다.

    20일 오전 김 지사는 “당시 괴산댐 붕괴 보고로 3000가구가 대피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오송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보고는 받았지만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괴산댐 월류 현장을 먼저 찾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지원 전 원장은 같은 날 오마이TV ‘성경환이 묻고 박지원이  답하다’에 출연해 “우리 국민이 물에 갇혀서 죽어가는데 어떻게 충북지사가 5시간 만에 나타날 수 있냐. 괴산에 자기 땅이 많다는데 자기 땅 혹시 잘못됐나 보러간 거냐”고 비꼬았다.

    이어 “지금의 문제는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출세도 하고 돈도 벌려는 도둑놈 심보를 가진 것”이라며 “지난해 이태원 참사 때 제대로 처벌했다면 이런 분들이 그렇게 안 한다. 그때 그 현상이 또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방송내용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도 관계자는 “오송 사고현장 도착이 늦은 건 사실이지만, 당시는 괴산댐이 역대 두 번째로 월류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수천명이 대피하고 도민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그렇게 근거없는 비난은 삼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도민은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고 수만평의 농경지가 물에 잠긴 상황에서 도지사가 자기 땅을 살피러 간다는 게 있을 수 있느냐. 김 지사 뿐만 아니라 충북도민 전체가 모욕당한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리며 박 전 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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