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 “괴산에 땅이 많다더니 자기 땅 보러간 거냐” 비아냥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방송에 출연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사고현장에 늦게 도착한 김영환 충북지사에게 "괴산에 자기 땅보러간 거냐”고 비아냥을 해 14명이나 희생된 참사를 정쟁에 이용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김영환 지사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44분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됐다는 보고를 받고도 괴산으로 갔다가 옥산을 들러 같은 날 오후 1시 20분에야 오송 현장에 도착했다.20일 오전 김 지사는 “당시 괴산댐 붕괴 보고로 3000가구가 대피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오송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보고는 받았지만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괴산댐 월류 현장을 먼저 찾은 것”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박지원 전 원장은 같은 날 오마이TV ‘성경환이 묻고 박지원이 답하다’에 출연해 “우리 국민이 물에 갇혀서 죽어가는데 어떻게 충북지사가 5시간 만에 나타날 수 있냐. 괴산에 자기 땅이 많다는데 자기 땅 혹시 잘못됐나 보러간 거냐”고 비꼬았다.이어 “지금의 문제는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출세도 하고 돈도 벌려는 도둑놈 심보를 가진 것”이라며 “지난해 이태원 참사 때 제대로 처벌했다면 이런 분들이 그렇게 안 한다. 그때 그 현상이 또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방송내용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도 관계자는 “오송 사고현장 도착이 늦은 건 사실이지만, 당시는 괴산댐이 역대 두 번째로 월류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수천명이 대피하고 도민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그렇게 근거없는 비난은 삼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다른 도민은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고 수만평의 농경지가 물에 잠긴 상황에서 도지사가 자기 땅을 살피러 간다는 게 있을 수 있느냐. 김 지사 뿐만 아니라 충북도민 전체가 모욕당한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리며 박 전 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