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통로 설치 불가이유 납득 어려워…시민 요구 수년째 계속돼동남지구 2개 설치…연속성 단절로 무용지물 수십억 국고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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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하 대전국토청)이 충북 청주시 북일~남일 국도대체우회도로 중 수년째 민원이 계속됐던 백운~용정교차로 구간 통로설치 요구를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묵살한 채 준공처리해 이에 따른 불편과 환경 훼손이 시민 몫으로 넘겨졌다.대전국토청이 총 3500억원을 들여 지난 2015년 착공한 청주시 내수읍 국동리~남일면 효촌리 간 국도대체우회도로는 총연장 11㎞ 왕복 4차선 도로로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이 공사는 대체우회도로여서 특성상 많은 산허리를 관통해야 해 상당수를 터널로 시공하고 있으나 정작, 등산객이 많기로 손꼽히는 상당구 운동동 산 15-7 일원을 별다른 대체 통로 없이 절단하자 시민들이 수년째 통로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착공 직후부터 민원이 계속되자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가 현장조사를 벌였으나 박스형 암거가 시공됐다는 이유로 생태통로 설치가 불가하다고 회신했다.대전국토청도 지난해 8월 주민 청원서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주민들이 요구하는 생태통로 개설은 환경보전법 제45조에 따라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생태적 연속성이 단절되지 않도록 박스형 암거 11개를 설치해 추가적인 생태통로가 필요치 않다고 답변했다.그러나 실제로 이 통로는 농로로 흔히 시공되는 지하 박스형으로 야생동물이 300~400m에 이르는 등산로와 포장도로, 지하통로를 거쳐 다시 산으로 올라야 하는 구조이다.주민들은 “처음 이곳을 찾는 경우 사람도 표지판 없이는 쉽게 통과할 수 없는 구조로 이 통로를 이용해 야생돌물이 이동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현재 낙가산~망골공원 구간은 3개의 도로가 관통하고 있는데, 이중 한국주택토지공사(이하 LH)가 시행한 동남지구 내 2개 도로는 수십억원을 들여 생태통로를 설치했으나, 정작 낙가산과 연결되는 운동동 산 15-7 일원을 절단해 생태 연속성이 단절됐다.이 공사로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산줄기의 동쪽 끝이 절단됨으로써 LH가 수십억원을 들여 설치한 서쪽 방향 2개의 생태통로가 기능을 상실했다.이처럼 등산로가 단절돼 주민들이 300~400m를 산이 아닌 농로와 지하통로를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고 있고, 생태 연속성 단절로 기 설치된 생태통로가 기능을 잃어 수십억원의 국고 손실이 발생됐다.대전국토청은 환경보전법 제45조가 생태통로를 사람이 이용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전국 대부분의 생태통로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최근 설치된 동남지구 2개와 2017년 개통된 상당구 효촌~흥덕구 휴암동 간 3차 국도대체우회도로에 설치된 3개 생태통로의 경우도 주간에는 사람이, 심야에는 야생동물이동에 큰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생태통로의 설치와 운용은 별개의 문제로 시간대를 달리하며 함께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그럼에도 대전국토청이 국민권익위원회가 불가 결정을 내렸고 환경영향평가와 관계기관 협의내용에 따라 설계·시공했다며 수년째 계속돼 온 민원을 외면한 채 관리권 이관을 서두르고 있다.한 시민은 “이 민원은 국회까지 제기돼 예산배정을 요구해 왔는데, 정 모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지역 정치인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까지 침묵하고 있다”며 “산남지구 개발 당시 원흥이 마을 두꺼비를 살리자며 몇 년씩 투쟁을 했던 청주 시민사회단체들이 왜 이 문제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한편 청주시는 지난달 25일자 ‘효촌 ~용정구간 이동·생태통로 설치 건의 묵살… 10만 시민노력 물거품’ 제하의 본보 보도와 그동안 시민들이 제기해 온 요구가 타당하다고 판단해 관련 부서가 합동으로 그동안의 문제를 종합검토 중이며 대전국토청은 물론, 관계요로에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