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교육에 만족 못하면 전액 환불, 국내 대학 최초
  • ▲ 국내 최초로 '등록금 책임 환불제'를 시행하는 세명대 전경.ⓒ세명대
    ▲ 국내 최초로 '등록금 책임 환불제'를 시행하는 세명대 전경.ⓒ세명대
    지방대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존폐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총장 권동현)가 국내 대학 최초로 교육에 만족하지 못해 자퇴하는 학생에게 등록금을 돌려주는 '등록금 책임 환불제'를 시행한다.

    26일 세명대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024학년도 신입생부터 교육에 만족하지 못해 자퇴하면 해당 학기 등록금을 돌려주는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세명대는 또 자퇴하는 학생들에게 별도 증빙자료를 요구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모든 자퇴생에게 해당 학기 등록금을 전액 환불하는 셈이다.

    다만, 환불액은 국가장학금 등을 제외하고 학생이 실제로 납부한 학기 등록금이다. 

    세명대의 지난해 신입생 자퇴생 비율은 4.1%로 이를 역산하면, 이번 등록금 책임환불제로 예상되는 최대 소요 예산은 약 10억원이다. 

    등록금 의존도가 평균 50%를 넘는 지방사립대가 이처럼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방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세명대는 최근 비수도권 대학 입학 인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 수험생들이 '교육의 질'을 판단해 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세명대는 신입생들이 향후 진로와 학습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입학 직전 '꿈설계학기'를 개설하고, 학교지원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1824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큰 성과를 거둬 왔다.

    권 총장은 "지방대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등록금 책임환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대학의 교육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내린 결정으로 대학 선택 기준이 서울과의 거리가 아니라, 교육의 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