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10일‘옥천 지용제’, 향수(鄕愁) ‘정지용 詩聖’ 기린다지용생가·지용문학관·인근 농촌집 등 어릴적 ‘향수 자극’
  • 충북 옥천군 정지용 생가.ⓒ옥천군
    ▲ 충북 옥천군 정지용 생가.ⓒ옥천군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이 시는 충북 옥천 출신인 정지용(1902~1950)이 지은 명시 ‘향수(鄕愁)’다. 

    ‘옥천 지용제’는 정지용의 시성(詩聖)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 옥천에서 매년 지용의 생가와 정지용문학관, 지용문학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문학 관광축제다.

    정지용은 한국 현대 시의 선구자이며 우리의 언어를 시적 형상화한 시인이자 우리 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시인이다.

    1988년 해금 이후 그를 기리는 ‘추모제’에서 그와 함께하는 ‘문학축제’로 발돋움하며 문학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시작한 옥천지용제가 어느덧 올해로 36주년(2023년 9월 7~10일)을 맞으며 지역 대표의 문학축제로 자리매김했다.
  • 2022년 옥천지용제 중 정지용 빛터널.ⓒ옥천군
    ▲ 2022년 옥천지용제 중 정지용 빛터널.ⓒ옥천군
    우리 시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노래가 정지용 시인의 ‘향수’ 이다.

    지용과 함께 1930년대 우리 문단을 풍미한 김기림은 지용이 “조선 신시 사상에 새로운 시기를 그으려 한 선구자이며, 한국의 현대 시가 지용에서 비롯됐다”고 말한 바 있다.

    시적 대상의 적확한 묘사력과 언어 조탁, 시적 기법의 혁신으로 모국어를 현대화시킨 최초의 모더니스트요, 탁월한 이미지스트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우리 시대 최고 시의 성좌임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지용제는 시와 문학예술을 주제로 지역문화 단체와 동아리들이 주축이 돼 외주대행보다는 직접 기획해 실행하는 주민주도형 축제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축제기간에는 정지용문학상 시상식을 비롯해 지용 시 창작 가요제, 시인과 만남, 시 노래 공연, 전국 시 낭송대회 등 주제 프로그램과 카페프란스, 옛날 이발관, 향수 마차, ‘시등(詩燈)’ 점등, 정지용 시 활용 설치미술전, 지푸라기 놀이터, 전래놀이 체험 등 지용 관련 스토리텔링을 매치한 대중성이 조화된 핵심 테마 콘텐츠가 운영된다.
  • 옥천 지용제 행사 중 트랙터 마차.ⓒ옥천군
    ▲ 옥천 지용제 행사 중 트랙터 마차.ⓒ옥천군
    이 외에도 2017년에는 기존 프로그램을 보강해 지용의 시책 조형물 설치, 교동 호수 빛 축제, 고향 음식 만들기, 시문학 관광열차 등을 운영하고 지용 문학공원 주변 청보리 식재로 시골 풍경을 조성하는 등 한층 품격을 높였다.  

    구읍 골목골목 전체를 활용하는 장소 활성화 전략으로 향수 헌책방, 고향 골목길 자전거 투어, 추억의 가정집 등 관람객 참여형 콘텐츠도 연출한다.

    지용 생가와 지용 문학관이 자리한 구읍 도심 전체가 어릴 적 흔히 보던 농촌집과 조그만 카페 등을 갖춘 시골 골목길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골목 프로그램 운영으로 관람객들에게 추억의 볼거리 제공과 함께 향수를 자극하게 할 것이다.

    정지용은 1902년 6월 20일(음력 5월 15일) 충북 옥천군 내남면 상계리 추정(현 옥천읍 향수길 56) 父 연일정씨(延日鄭氏) 태국(鄭泰國)과 母 하동정씨(河東鄭氏) 미하(鄭美河) 사이에 독자로 태어났다.

    지용(池龍)의 아명은 못에서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태몽을 꾸었다 해 지용(芝溶)이란 같은 발음의 한자에 맞춘 것이다.
  • 2018년 옥천 지용제.ⓒ옥천군
    ▲ 2018년 옥천 지용제.ⓒ옥천군
    ‘향수’를 통해 우리 민족의 이상적 공간을 그렸던 정지용. 우리 역사의 질곡은 그에게 또 다른 ‘고향’을 노래하게 한다.

    일제 강점기는 그에게 ‘친일시인이라는 누명’을 씌우기도 했으며 해방 후 좌우익 대립의 혼돈은 그를 방황케 했다. ‘동족상잔의 비극 6·25’는 아예 그를 ‘월북 시인’으로 낙인찍어 그와 그의 문학을 묻어버렸다.

    어쩌면 그렇게 지용의 생애가 꼭 우리 역사를 닮았을까.

    전혀 원하지 않았건만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역사의 폭력을 감내해야 했던 우리 민족. 그러나 기개 넘치는 우리 민족은 강인한 민족적 의지로 다시 살아나 오늘의 우리로 거듭나게 됐다.

    정지용은 1950년 6·25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정치보위부에 구금돼 서대문 형무소에 정인택, 김기림, 박영희 등과 함께 수용됐다가 평양 감옥으로 이감, 이광수‧계광순 등 33인이 함께 갇혔다가 그 후 폭사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향수의 시인 정지용을 기리는 아름다운 시와 노래, 예술혼이 올해 가을에 옥천에서 펼쳐진다. ‘향수’를 통해 우리민족의 이상적 공간을 그렸던 정지용은 우리 역사의 질곡은 그에게 또 다른 고향을 노래하게 한다”며 “올 가을 옥천에서 정지용의 시를 읇조리며 축제를 즐기시라”고 말했다. 
  • 충북 옥천군 옥천읍 정지용문학관 내부 모습.ⓒ옥천군
    ▲ 충북 옥천군 옥천읍 정지용문학관 내부 모습.ⓒ옥천군
    옥천은 지용제, 장계길, 비단결 금강 자전거길 등 다양한 관광 코스가 있어 전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밖에 옥천에서 즐기만한 곳으로 장령산 휴양림과 용암사는 자연 경관과 문화 유적이 함께 어우러져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다.

    용암사에서의 일출은 CNN에서도 소개됐으며, 옥천 일대 경관은 시원하게 탁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금강유원지는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 근처에 위치해 아름다운 산과 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에는 모터 보트장, 야영장, 낚시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나들이 장소로 적합하다.

    조령리 토속 음식촌은 휴게소 인근에 위치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인기 있는 식당이다.

    옥천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지용제 외에도 다양한 언론에서 소개되어 명성을 얻었으며,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장계길과 비단결 금강 자전거길은 명품 녹색길로 손꼽힌다.

    옥천을 방문하면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