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8시 13분쯤 전기톱 소음 ‘윙윙’…두 시간 지속“인근 아파트 주민 등 항의 빗발치자 시행사 공사 중단”
  • ▲ 대규모 아파트 공사현장인 충남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정상에서 전기톱 소음이 16일 오전 8시 13분쯤 최대 77db까지 치솟았었다.ⓒ독자 제공
    ▲ 대규모 아파트 공사현장인 충남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정상에서 전기톱 소음이 16일 오전 8시 13분쯤 최대 77db까지 치솟았었다.ⓒ독자 제공
    대규모 아파트 공사현장인 충남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133m) 정상에서 최근 잦은 토사 유출에 이어 이번엔 ‘전기톱 소음’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DMP도시개발㈜은 16일 아침 일찍부터 일봉산 정상 등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 벌목 작업 과정에서 참기 어려운 ‘윙윙’ 거리는 전기톱 소음이 끊임없이 발생하자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시행사인 DMP도시개발㈜은 아파트 건립을 위해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 아침 일찍부터 벌목 작업을 진행해 일봉산 정상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많은 나무를 베어냈다.

    인근 아파트 한 주민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측정한 결과 공사현장의 소음이 이날 오전 8시 13분쯤 최대 77db까지 치솟았다”며 “아침 일찍부터 전기톱 소음에 깜짝 놀란 주민들이 시공사와 천안시에 ‘소음 피해’를 잇따라 제기하자 2시간여 동안 공사를 한 뒤 현재는 공사가 멈춘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이 주민은 “나무를 베는 소음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간은 등교 시간으로, 아이들의 안전에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시공사가 인력을 배치해 주민과 학생들의 안전에 대비해야 했지만, 시행사 등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 대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인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정상이 16일 나무를 베어내자 훤하게 보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전기톱 소음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독자 제공
    ▲ 대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인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정상이 16일 나무를 베어내자 훤하게 보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전기톱 소음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독자 제공
    주민들은 “인근 초·중학교 측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위험하니 학교로 즉시 등교하라’는 안내방송까지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자가격리 중인데 전기톱 소음으로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전기톱 소리가 워낙 커 마치 ‘소음 고문’을 당하는 것 같았다”면서 “앞으로 아파트 공사가 본격화하면 소음 피해가 더욱 클 텐데 한 걱정”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들은 “시공사가 공사를 하기 전에 박음벽·가림막 등 안전시설을 설치한 뒤 벌목 작업에 들어가야 했지만, 주민과 학생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했다”며 시행·시공사를 비난하고 “행정기관 역시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7~8월 장마철, 일봉산 산자락 붕괴 위험은 물론 잦은 토사 유출 등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며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촉구했다. 

    현대 두레 1차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소음 피해 민원이 빗발치자 그제서야 동남구청 직원이 현장에 나와 피해 상황을 조사했다. 시행사도 ‘방음벽을 설치한 뒤 벌목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시행사가 오는 21일부터 높이 13m의 방음벽 설치를 예고했는데, 이 과정에서 또 소음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이 예상된다”고 밀했다. 
  • ▲ 지난 8월 11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아래 위치한 2차선 도로에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토사가 유출된 모습이다. 이 곳은 지대가 낮아 일봉산에서 비만 내리면 토사가 흘러 내리고 있다.ⓒ독자 제공
    ▲ 지난 8월 11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아래 위치한 2차선 도로에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토사가 유출된 모습이다. 이 곳은 지대가 낮아 일봉산에서 비만 내리면 토사가 흘러 내리고 있다.ⓒ독자 제공
    이와 별도로 시행사는 최근에 터널해체작업을 하면서 소음(평균 소음 60.7db)을 일으키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시행사는 일봉산 정상을 파헤치고 문화재조사를 한 뒤 우기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지난 6~8월 여러 차례의 토사가 인근 아파트와 학교에 유입되기도 했다. 

    일봉산 아파트 공사는 시행사 DMP도시개발㈜이 일봉산을 깎아 아파트 1537세대(1단지 453세대, 2단지 1284단지)를 건립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2021년 주민투표를 통해 추진된 일봉산 민간개발 특례사업은 40만2614㎡ 부지에 6700억 원을 들여 약 30%인 11만7770㎡에는 182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또, 나머지 70% 부지에는 산책로와 전망대, 풋살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