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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특사’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의 기념관이 그의 고향인 충북 진천에 들어선다.
2016년 기념관 사업 계획을 수립한 지 5년 만에 첫 삽을 뜬 것이다.
진천문화원은 17일 진천읍 산척리 선생의 생가 인근에서 기념관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기념관은 60억원을 들여 산척리 생가 일원 1453㎡에 지상 1층 지하 1층 규로로 전시관, 다목적관 등이 들어선다.
기념관 조성 사업은 그동안 곡절을 겪었다.
민간단체인 기념사업회가 2016년 총사업비 87억7000만원(국비 30%, 지방비 50%, 자부담 20%)을 들여 선생의 생가 인근에 9349㎡ 규모의 기념관 건립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기념사업회가 마련하기로 한 자부담(17억5400만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결국 사업 주체를 진천문화원으로 변경하고 사업비도 60억으로 줄였다.
자부담 문제는 진천군이 공동 출자한 송두산업단지개발㈜과 향토기업인 금성개발㈜ 등의 지원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마련한 성금으로 사업 추진 기반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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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금성개발은 이날 착공식 현장을 찾아 기부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7월 기념과 건립과 코로나19의 효율적 대응을 위해 6500만 원을 기탁한바 있다.
송기호 금성개발 회장은 “보재 이상설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사업에 정성을 보탤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번 사업이 무사히 마무리 돼 대한민국의 역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주식 진천문화원장은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사업이 지난 5년간 정체돼 있어 매우 안타까웠다”며 “코로나19 등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사업 추진에 관심을 갖고 정성을 보여주신 많은 기관과 기업체,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송기섭 군수도 “기념관이 완공된 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겠다”며 “이상설 선생의 나라사랑과 희생정신을 잘 계승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이상설 선생은 1907년 고종황제의 밀지를 받고 이준·이위종 선생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 특사로 파견됐다.
이후 러시아와 만주 국경지방에서 ‘서전서숙’을 세우는 등 독립운동을 하다가 건강이 악화해 연해주 니콜리스크(우스리스크)에서 향년 48세로 순국했다.
진천군 덕산면 혁신도시에는 서전서숙을 딴 ‘서전고’가 있다.
우스리스크에는 2001년 10월 건립한 유허비도 있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이상설 선생은 안중근 의사가 가장 존경한 분으로 유명하다.
안중근 의사는 중국 뤼순감옥에서 사형당하기 전에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이상설이다. 이범윤 같은 의병장 1만이 모여도 이 한분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을 남겼다.
진천군은 선생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보재광장 조성 △서전서숙 정비 △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 열사 기념관내 이상설 전시관’ 정비 △러시아 우스리스크 이상설 추모비 주변에 동상 건립 등 숭모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날 착공한 이상설 기념관도 그 사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