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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의 특례시 지정 추진과 관련해 충북 9개 자치단체들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나섰다.
특례시 지정을 추진하는 청주시는 특례시 추진은 시대적 대세라면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으나 불협화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청주시와 보은군을 제외한 충북 9개 시·군 단체장들은 6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성명서를 통해 “인구 50만 이상 전국 16개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내용에 대해 우려하는 바가 크다”며 “정부와 국회는 특례시 지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서 발표에는 충북시장군수협의장인 홍성렬 증평군수와 부회장인 김재종 옥천군수, 사무총장인 이상천 제천시장이 참석했다.
보은군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지자체 시장·군수는 서명으로 동참했다.
청주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은 정상혁 보은군수는 중립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공개적으로 특례시 추진에 반대하고 나선 건 지역별 재정·균형 발전에 역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도내 9개 시장군수들은 “일부 50만 이상 대도시에 취득세·등록세 징수, 조정교부금 증액 등 재정특례가 이뤄진다면 자치단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 간 심각한 재정 불균형과 지역 간 갈등과 분열 조장, 소도시의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지방자치 강화와 균형발전이라는 특례시 지정 목적에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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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도세인 취득세와 등록면허세 등을 특례시로 이관하면 도내 군소 시·군의 재정 규모가 감소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한다는 얘기다.
충북도 역시 도내 인구의 53%를 차지하는 청주시의 행·재정적 권한이 확대되면 광역지자체의 존립기반 위기가 올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특례시가 추진되면 도청을 청주 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반대 성명을 발표하자 청주시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 “특례시 추진은 시대적 대세이지만 다른 지자체의 희생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일부 단체장들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특례시 지정은 청주시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2014년 청주시와 청원군이 합쳐져 출범한 통합청주시는 인구(6월말 현재 85만 6135명)와 물가, 주거비는 광역시 급으로 커졌지만, 권한은 여전히 기초지자체에 머물며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특례시 지정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도내 자치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자 정부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인구 50만명 이상 전국 16개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이와 관련된 31개 개별 법안들을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정부안과 병합해 심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