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 “큰 바위 틈속 에어포켓 형성된 경우 살아 있을 가능성”“눈 상상할 수 없을 정도 많이 내려…사고 현장 평소 풀만 있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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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전문가인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55‧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지난 17일 충남도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의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트레킹 도중 눈사태로 인한 실종사고와 관련해 “실종 교사들의 생존을 판단하기에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지금 바랄 수 있는 것은 기적뿐이 없다”고 밝혔다.박 전 대장은 21일 뉴데일리와 전화를 통해 그 이유로 “현지 자료를 받아보니 눈사태 양이 많다. 눈의 양이 적었으면 데우랄리 산장에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사고현장에 도착해 실종교사들을 수습을 했을 텐데 눈이 많아 엄두를 못낸 것 같다”며 현지 상황을 분석했다.그는 “16일부터 안나푸르나에 눈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내려서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실종자들이 17일 폭설이 오는 상황에서 하산 도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박 전 대장은 “눈의 압력이 대단한 데다 습기가 있는 눈이 내려 더 무겁다. 낙관하기는 쉽지 않지만, 기적이 일어날 과정을 설명하라고 하면, 실종자들이 큰 바위 틈속 에어포켓이 형성된 곳에 있다면 살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눈은 같은 밀도로 뭉쳐 있기 때문에 건물과 다르게 생존의 희망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큰 바위 속에 눈이 쌓이면서 굴이 형성되는 과정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박 전 대장은 “현재 시간은 많이 소모되고 있고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 안타깝다”며 신속한 구조 활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박 전 대장은 “현지 사고 현장의 사진은 다 봤는데 사고 현장은 기존에 풀만 있었던 곳으로 구조를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눈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눈사태로 인해 새로 눈이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박 전 대장은 충남도교육청 소속 실종교사들이 방문하기 직전인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안나푸르나를 방문한 뒤 귀국했다.그는 매년 네팔을 방문, 등반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지리에 밝은 국내 대표적인 산악전문가다.박 전 대장은 네팔 히춘출리 북벽 새로운 ‘직지루트’를 개척하다 2009년 9월 25일 실종된 뒤 10년 만에 발견된 ‘직지원정대’(대장 김동화) 고(故)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시신을 현지에서 수습하기도 했다.그는 “안나푸르나를 10회 이상 방문해 누구보다도 그곳의 지리와 상황을 잘 안다. 과거 등반하면서 위쪽에서 아래를 많이 바라봤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그 곳의 지형을 잘 안다”고 말했다.이어 “대한산악구조협회에서 4명 정도를 수색작업을 위해 오는 24일 현지에 파견하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날씨가 호전되지 않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데다 수색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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