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제조업체 “직원 ‘덜 뽑고’ 투자 기피”…경영환경 위축

대전지역 제조기업들은 새해 1분기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을 덜 뽑고 투자 기피 등으로 경영환경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조사됐다.

대전상공회의소(회장 정성욱)는 16일 “최근 지역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1분기 기업경기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가 지난해 4분기 보다 6포인트 하락한 ‘81’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업종에서의 계절적 비수기와 내수시장 침체, 미·중간 무역 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 전망지수 집계 결과, ‘매출액(78)’, ‘영업이익(74)’, ‘설비투자(93)’, ‘자금조달 여건(81)’ 지수 모두 기준치 100보다 낮아 지역 제조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년 대비 올해 경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 중 60.4%에 해당하는 기업이 ‘전년과 비슷하다’로 답변했으며 이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비율이 31.9%, ‘호전’ 또는 ‘매우 호전’일 것이라는 비율은 각각 5.5%와 1.1%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새해 투자도 움츠러들 전망이다. 

새해 사업운용 계획에 대해 ‘보수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65.9%로 ‘공격적(34.1%)’이라는 답변보다 2배 가량 많았다. 신규 인력 채용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도 68.1%의 기업이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늘릴 것’이라 응답한 기업은 13.2%에 머물러 인재 채용에도 소극적일 것으로 예측됐다. 

 

새해 기업경영을 위협할 대내 리스크에 대해서는 응답 업체의 74.7%가 ‘내수침체 장기화’를 들었고, 이어 ‘최저임금·주 52시간 등 고용환경 변화(49.5%)’, ‘투자심리 위축(33%)’ 등을 꼽았다. 대외 리스크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49.5%)’, ‘환율·금리 변동성 심화(49.5%)’ 두 가지 요인을 가장 크게 우려했으며, ‘중국경제 성장세 둔화(28.6%)’, ‘수출규제·지소미아 등 韓·日갈등(17.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역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으로는 ‘고용·노동정책의 탄력 적용(54.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수출·투자 모멘텀 마련(31.9%)’, ‘파격적 규제개혁(19.8%)’, ‘벤처창업 활성화·스케일업(3.3%)’ 등을 꼽았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일부 업종에서의 계절적 비수기와 민간소비지출 증가세 둔화 등의 원인으로 인해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중간 1차 무역협상이 타결돼 추가적인 확전의 위험성이 상당부문 해소돼었다”며 “기업 성장의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법과 제도를 과감히 개혁하는 등의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일 때는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