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영월군이 ‘시대적 착오’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단종문화제 대표행사인 ‘정순왕후 선발대회’를 강행키로 했다.
19일 영월군에 따르면 단종문화제를 주관하는 영월문화재단은 지난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21회 정순왕후 선발대회’ 본선진출자 16명을 발표했다.
재단은 심사평에서 “정순왕후의 삶과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역사적 소양과 진취성을 겸비한 참가자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본선진출자 16명은 20~21일 청령포, 장릉, 조선민화박물관 등 영월 관내 관광지·박물관 팸투어에 이어 워크숍, 합동공연 연습, 친교 활동을 진행한다.
정순황후(1440∼1521)는 15세에 단종과 혼인 후, 3년 뒤인 18세에 단종과 사별한 후 81세까지 홀로 살았다.
영월군은 정순왕후의 강인한 정신과 삶을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시대정신을 가진 여성을 선발해 정순왕후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선발대회를 열어 왔다.
본선 진출자는 단종문화제 첫날인 이달 26일 영월문화예술회관 3층 공연장 무대에 올라 자기소개, 위킹, 합동공연 등을 거쳐 정순왕후, 단종의 후궁인 김빈(2위), 권빈(3위) 등 모두 6명을 선발해 영월군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정순왕후에 뽑힌 1명은 상금 500만원과 크리스탈 패, 왕후 봉이 전달되며 2, 3위인 김빈, 권빈은 상금 각 200만원 등의 상금을 지급한다.
‘정순왕후 선발대회’는 서울 종로구와 영월군이 각각 행사를 열고 있다.지난 15일 종로구는 2008년부터 정순왕후 추모행사의 일환으로 치러왔던 ‘정순왕후 선발대회’를 시민들과 네티즌들이 반발하자 올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네티즌들은 “60년을 수절한 조선시대 정순왕후를 기린다는 뜻으로 선발대회를 하는 것은 시대적 착오”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 종로구에는 정순왕후가 궁녀들과 함께 암자를 짓고 머물렀던 청룡사와 영월로 유배된 단종의 안위를 빌기 위해 매일 올랐다는 동망봉 등이 있다.
엄경옥 영월군 여성가족과 여성팀장은 “정순왕후의 강인한 정신과 자주·주체적인 삶을 재조명해 그의 고귀한 뜻을 계승하기 위해 선발대회를 열고 있다”면서 “단종문화제 대표행사인 정순왕후 선발대회는 기혼자를 대상으로 참가자격을 제한하고 있다”고 행사 개최배경을 설명했다.
‘제53회 단종문화제’는 26∼28일 세계유산 장릉과 동강둔치 등에서 화려하고 엄숙하게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