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쇄신에 방점을 찍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쇄신방안’에 대해선 답을 못 내놓고 있다.
중앙당의 방침이 먼저 세워져야 지역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8일 충북도당은 일단 당의 자산인 청주시 흥덕구 공단로에 위치한 도당사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가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당 자산을 매각해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는 등의 구상을 밝힌 점과 같은 맥락이다.
박덕흠 충북도당위원장(보은·옥천·영동·괴산)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으면서도 ‘변화’의 의지를 나타냈다.
박 위원장은 “선거가 끝나고 도당위원장을 사퇴하려 했으나 당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사퇴한 마당에 시·도당위원장들 마저 일괄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만류가 있어서 도당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당위원장의 임기는 1년이다. 도당은 박 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8월 초 새 수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선거 패인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선거운동 기간 만난 도민들은 막말을 하는 홍준표 (전) 대표한테 불만이 많았다. 특히 막판에 미북회담까지 열리면서 선거가 수면 아래로 들어가 버렸다. 남북회담, 미북회담 등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여권의 경제실정이 매몰돼 버렸다”고 진단했다.
한국당은 충북지사 및 청주시장 선거에서 패했고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등에서도 7대4로 졌다. 도의회를 비롯해 시·군의회도 더불어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미북회담 등이 없었으면 해 볼만한 선거였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당의 많은 잘못이 있었지만 미북회담이 없었다면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낳았을 것 같다”며 “회담 전까지 자체조사였지만 한국당이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등을 기록했음에도 경제실패론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수는 8년 만에 최저치였고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대치인 10.5%를 찍었다.
특히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당이 책임지는 모습을 못 보여 줬다. 최순실 사태후 탈당했다가 복당하는 등 책임있는 정치를 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은퇴할 사람은 은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지방선거가 끝난 뒤 정치권에는 이른바 ‘5대 공신록’이 나돌고 있다. 이 명부에는 서청원 의원 등 친박8적과 홍 전 대표 등이 담겨 있다. ‘최순실 사태’를 기점으로 김무성 의원, 김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탈당해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이후 한국당에 복당한 바 있다.
‘도당 차원의 쇄신안이 궁금하다’고 하자 그는 “도당에서 방안을 만들 수는 없고 중앙당이 혁신안을 구체화한 이후 거기에 맞춰서 쇄신할 것”이라면서 “재선 의원들이 의총소집을 요구했다. 내일이나 모레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先) 중앙당 혁신안 구체화·후(後) 도당 이행을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도당사의 시세가 어떤지 모르지만 매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경기가 어렵다고 한다. 남북회담 등으로 인해 경기가 어려운 점이 묻히고 있다”며 “당 쇄신도 하고 경기도 되살리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대 혁신안으로 △중앙당 해체 △구태청산 태스크포스 가동 △당명 개정 △원내중심 정당 구축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