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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충북 제천 두손스포리움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을 입는 최악의 화재로 기록됐다.
이번 화재는 1994년 충주호 유람선 사고(30여명 사망) 이후 최악의 참사가 됐다.
이날 화재는 1층 전기공사장에서 발화됐지만, 8층 건물로 옮아 붙으면서 리모델링으로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을 붙이고 석고 등을 바른 외장재(드라이비트‧샌드위치 패널)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순식간에 전체 건물로 옮아 붙었다.
또한 목욕탕 내부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리창이 통유리로 설치돼 있어 탈출로를 봉쇄한 데다 헬스장 등의 바닥재 등도 유독가스 발생을 더욱 증폭시켰다.
특히 이날 화재는 훤한 대낮인데도 대형참사를 냈다. 이날 1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두손스포리움의 필로티 1층 입구로 확 빨려 들어간 유독가스가 탈출구를 막으면서 많은 사상자를 냈다. 또한 밀폐되고 비상구가 가려진 목욕탕 구조상 한 번 들어온 유독가스가 쉽게 빠져 나갈 수 없어 참사가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불은 2층 여성 사우나에 있던 여성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면서 김 모 씨(50‧여) 등 20명이 사망한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2층 사우나는 통유리 창문으로 문을 여닫을 수 없는 구조인 데다 사우나에 매캐한 유독가스가 꽉 들어차면서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지 못해 대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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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화재현장에는 건물 외벽에 매달린 채 다급하게 “살라 달라”고 소방대원들에게 외치기도 했다. 또한 한 남성은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있다. 빨리 구해 달라”고 울부짖으면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발을 동동 굴렀다.
때마침 화재 현장 인근에 있었던 이양섭 씨(54)는 8층 베란다 난간에 대피해 있어 3명을 자신의 사다리차를 이용해 구조하는 등 시민들의 긴급 구조활동에 큰 역할을 했다.
불법주차 차량으로 소방차 등이 건물에 진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긴급 진화에 나선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7분만인 3시 53분께 현장에 도착했으나 왕복 2차선(2m)에 양쪽에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한 데다 고층 건물 구조용 사다리가 건물과 소방차 사다리차 간의 거리(8m)가 짧아 펴지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면서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민들은 소방사다리차가 출동했지만 추운 날씨 등으로 사다리를 올리는 유압 밸브의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직도 나왔다.
또한 화재 전문가들은 화재가 이렇게 커 진 것은 두손스포리움 내 방화벽이 닫혀 있지 않았거나 스프링클러의 미작동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소방당국은 제천 두손스포리움 대형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면서 22일 화재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결국 제천 두손스포리움 대형 참사는 예견된 참사였다.
건물주가 리모델링하면서 화재에 취약한 외장재 사용을 한데다 통유리 등을 설치하면서 목욕탕 입욕 객들의 탈출을 막은 점, 그리고 불법주차 차량으로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번 화재는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