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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북 청주시의회는 청주시의 노지형 제2매립장 예산을 통과시며 주며 시의회의 최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
지붕형 조성방식에서 노지형으로 갑자기 정책을 변경한 청주시에 대해 ‘일관성 없는 행정’ 이라며 지난해 본예산에 이어 1회 추경까지 전액 삭감을 강행 해놓고 2회 추경에서는 맥없이 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동안 시의회는 ‘제2매립장’ 사태의 여러가지 문제점과 갈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시의 무리한 행정에 대해 강하게 제제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5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는 그동안의 강한 의회 모습은 오간데 없었고 시의 정책을 맹목적으로 밀어주는, 오로지 다수결이 옳다는 식의 쪽수 정치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시는 ‘일관성 있게’ 3번 도전해 성공했고 시의회는 ‘일관성 없음’을 지적하다가 마지막에 일관성을 잃었다. 그 중심에 26일 국민의당에 입당한 안흥수 의원이 있다.
안 의원은 예결위 당시 “사업 내용을 검토 했으며 소신있게 결정하겠다”며 자유한국당과 시의 ‘노지형’ 예산에 손을 들어줬다.
당시 무소속이던 안 의원의 이 같은 결정으로 1년여동안 시의 정책을 견제하던 시의회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예결위 당시 국민의당 남연심 의원은 시의 ‘노지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붕형’이 옳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당에 두 명의 시의원이 존재하는데 정반대의 입장이 공존하게 된 것이다.
정당공천제가 존재하는 한 지방의원도 당헌과 당규, 당론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울진대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당론’을 갖지 못한 정당이 됐다.
물론 신생 정당이 현역 의원을 한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정체성에 대한 구분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소양이고 유권자는 이를 바탕으로 투표에 임한다.
안 의원의 입당식에서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의 정체성 확립에 주력하겠다”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기며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어찌됐든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안흥수 의원 입당이 재창당”이라며 현역의원을 1명 추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내년 지방선거가 점점 가까워지며 정당 간 자리 옮김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정치적 소신 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시의회와 의원이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회로 우뚝서려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