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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1박 2일, 다시 충청에서 2박 3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뉴DJP' 집권 플랜의 씨앗을 뿌린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행보는 일정 중 2박 3일을 충청에서 보내며 충남에서의 팬클럽의 첫 발대식을 갖고 '뉴철수'라는 새로운 별명을 내세우는 등 충청권에 각별한 관심을 쏟은 본격적인 충청 민심 끌어안기였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6일 오후 충남 서산의 한 웨딩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남 국민광장 발대식'에 참석해 "충청에서 내게 새로 붙여준 별명이 있다. 바로 '뉴(New) 철수'"라며 "(각종 방송사 토론회 등을 통해 나를) 새롭게 보게 됐다는 뜻으로 붙여줬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총선 때 내걸었던 "호남에서 붙여준 '강(强)철수'란 별명"에 이어, 대선을 앞둔 올해에는 충청이 지어준 새로운 별명을 앞세워 충청 민심에 호소한 셈이다.
충청이 자신에게 '특별한' 지역이라는 점도 연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첫 직장부터, 다시 대학에 돌아와서 정치하기 전, 그리고 자리를 잡을 때까지 충청에서 살았다"라며 "마음의 고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첫 직장이었던 단국대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안철수연구소와 카이스트 모두 충청에 있다. 카이스트 교수 때는 주소지를 서울에서 대전으로 옮겨 대전시민으로서 살기도 했다.
아울러 "어제(15일) 예산에서 1박하고 홍성에서 기자간담회를 한 뒤 조금 전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태안의 모습을 보고 대학도 방문했다"며 "마음 따뜻한 분이 많이 사는 충남을 보면서 정말 제대로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충청은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 국민의당에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곳이다.
지난해 2월 국민의당은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대한민국 정당사상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중앙당을 창당한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다. 이 때문이었을까. 4·13 총선에서 충청은 '녹색 돌풍'에 호응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정당 지지율을 보내주면서 호남에 이어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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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가 자신의 지지자 모임인 '국민광장'의 첫 발대식을 다른 지역도 아닌 충남에서 개최한 것도 작년 중앙당 창당대회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세종시청에서 열린 세종지역 기자간담회에서는 주요 현안을 언급하며 지역맞춤 공약을 내세웠다.
안철수 전 대표는 세종시 발전방안 관련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자치부 등 아직 옮기지 않은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국회 분원을 설치해 상임위는 세종시에서 열 수 있도록 해 각 부처 공무원들이 길에서 낭비되는 시간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행정수도 이전 부분도 "개헌 때 반영해서 국민의 의사를 묻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 방안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은 정부 주도의 패러다임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대기업 유치보다는 대기업과 대기업 간 협업해 만든 조인트 벤처 등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철수 전 대표가 충청권에 애정을 쏟는 이유는 왜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이은 충청권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낙마에 대비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지기반인 호남을 넘어 충청을 끌어안음으로써 과거 호남의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충청의 맹주인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손을 잡았던 것처럼 '뉴DJP'를 집권플랜 삼아 밑그림을 그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지사의 슬로건인 '시대교체'와 자신의 '새정치'의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같은 사안을 다른 시각에서 본 표현"이라고 답하며 동질감을 드러낸 것도 550만 충청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