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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 의전차량이 총리를 기다리는 동안 충북 청주 오송역 KTX 시내버스 정류장을 점령하고 버스를 다른 곳으로 강제로 이동시켜 이 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큰 불편을 겪은 것이 보도되자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지난 3월에도 황 총리가 탄 국무총리실 소속 관용차가 서울역 플랫폼 안으로 까지 진입해 ‘과잉의전’이라는 비판에 휩싸인 바 있었으나 그 곳은 차량통행이 가능한 공간이었다.
또한 당시 오송역에 도착하면서 시민들의 통행을 제한했던 것 역시 타당치 않다고 지적받았었다.
오송역은 2층에서 KTX를 타고 내리는 구조로 의전차량이 2층 역사 안까지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시기인가?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전국에서 촛불집회가 끊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시국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황제의전’ 논란을 접한 국민들의 눈총이 따가운 건 당연지사다.
지난 28일 밤 8시30분께 KTX 오송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황 총리 의전차량들의 주차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경찰 지휘하에 다른 곳으로 내쫓는 사태가 벌어졌다.
황 총리가 다음날인 29일 오전 세종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송역에 도착하기 전 미리 의전차량을 대기시켜 놓기 위해서였다.
그로 인해 평소 이 곳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밤 추위에 떨며 반대편으로 이동해 버스를 타야 하는 큰 불편을 겪는 등으로 많은 시민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 맞느냐?”며 황 총리의 잘못된 처사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쏟아부으며 좀처럼 여론의 질타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곧바로 그 자리에는 의전차량으로 보이는 고급 승용차 몇 대가 줄이어 들섰고 약 20분간 황 총리를 태우기 위해 대기해 있었다.
그 곳은 시내버스 외에 다른 차량은 임시 정차도 허용되지 않는 곳으로, 일반차량이 잠깐이라도 정차하면 즉시 단속돼 과태료를 물게 돼 있는 곳이다.
747번 버스 대기구역을 이들 의전차량이 점령하는 바람에 배차시간을 놓친 시민들이 크게 분통을 터트렸다.
이 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은 “국회의원들은 물론 장·차관들도 여럿 출·퇴근하는 것을 종종 목격해 관용차가 낯설지 않다”며 “그 차량들은 항상 버스정류장 주변에 대기했다”며 황당해했다.
누리꾼들도 황 총리의 잇따른 ‘과잉의전’에 대해 비뚤어진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갑질’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서 황 총리가 지난 3월 서울역 플랫폼 안으로 까지 진입한 것과 관련, 당시 ‘의전행태가 과연 합당한가’에 많은 의문들이 제시됐었다.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3부요인 등의 의전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기차역 플렛폼까지 관용차를 타고 들어가는 경우는 처음봤다”며 “아주 긴박한 상황이 아니면 그런 일이 없다”고 당시 털어 놓는 바 있다.
이어 “3부요인이 급히 공항을 이용할 때에는 활주로 안으로 차량을 타고 들어가는 경우는 있었다”고 전했었다.
황 총리는 대한민국 3부요인 다음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5부요인이다.
법질서를 가장 존중해야 할 총리께서 이번 논란에 대해 심도있게 되짚어 보길 당부해 본다.
한편 황 총리는 29일 오전 10시 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낮 4시께 읍·면·동 복지허브화 선도지역인 청주시 봉명1동 주민센터와 인근 조손가정을 방문해 현황을 보고받고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소식이 전해지자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서울행로 황급히 상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