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출마를 시사한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싱크탱크 창립식에서 대규모 세몰이를 하며 대권 행보의 첫 발을 내딛었다.
정우택 의원(4선·충북 청주상당)은 7일 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더좋은나라 전략연구소' 창립 기념 세미나를 열고 스스로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더좋은나라 전략연구소' 창립세미나의 풍경은 이날 축사를 맡은 서청원 의원의 표현대로 "심상찮은" 모습이었다.
식에 앞서 상영된 샌드아트에서는 내년 12월 치러질 19대 대선을 암시하는 '2017 19th'라는 문구가 쓰여진 태양이 지평선 너머에서 떠오르는 가운데, 그 하단에는 '컨텐츠 있는 지도자 탄생'이라는 문장이 흘렀다. 이어 그 오른쪽에 밝은 미소를 띄고 있는 정우택 의원의 사진이 떠올랐다.
500여 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청중들은 정우택 의원의 대권 행보를 상징하는 샌드아트 상영 종료에 맞춰 힘찬 박수를 보냈다. 정치권에서는 8선의 '친박 맏형'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을 필두로 이장우·강석호·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과 박명재 사무총장, 강길부·홍일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장내에는 각계각층 단체의 명의로 '꿈을 향해 달리자, 정우택 의원과 함께!' '정우택 이사장님, 아름다운 세상을 부탁해요' '언제나 정우택 의원님을 응원합니다' '당신과 함께 해서 너무 행복합니다' '더좋은나라 부탁해요, 아자!!'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사회를 맡은 정용기 의원(재선·대전 대덕)의 "중부권 대망론의 중심이며, 더좋은나라를 위한 풍부한 컨텐츠로 가득찬 정치지도자"라는 소개와 함께 등단한 정우택 의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더좋은나라'의 예시로 △청렴한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일하기 좋은 나라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 △공정하게 경쟁하는 나라 등을 열거했다.
아울러 "더좋은나라 전략연구소는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전략을 짜내는 산실이 되도록 하겠다"며 "꿈이 있다면 더좋은나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하는 만큼 여러분이 많이 응원하고 도와달라"고,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
정우택 의원은 충청권 정당이었던 자민련 소속으로 1996년 총선에서 처음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며, 자민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회의와 함께 연립여당이 된 뒤 치러진 2000년 총선에서 재선 고지에 올랐다. 2001년 DJP 연립내각에서 자민련 몫이었던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냈다.
'탄핵 역풍' 속에서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서는 열우당 김종률 전 의원에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불과 2년 뒤에 치러진 2006년 지방선거에서 노무현정권에 대한 엄중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때 한나라당 소속으로 열우당 한범덕 후보를 더블스코어 차로 압도하며 충북도지사에 당선됐다.
충북도지사를 마친 뒤 2012년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다시 국회로 복귀해 3선 의원으로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냈으며, 올해 치러진 4·13 총선에서 4선 고지 등정에 성공했다. 계파로는 친박(親朴) 중진 의원으로 분류된다.
이날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자리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며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검토해나가고 있는데, 많이 도와달라"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여러 내빈과 수백 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싱크탱크까지 출범시켰다.
싱크탱크인 '더좋은나라 전략연구소'가 들어선 입지 또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사용했던 빌딩에 입주하는 등 세심한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축사를 맡은 '친박의 맏형' 서청원 의원은 "정우택 의원은 장관과 도지사, 정무위원장을 한 4선의 스마트한 정치인"이라며 "샌드아트를 보며 '큰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냐'고 순간적으로 느꼈는데 야 이거, 심상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꿈을 갖고 살아야 한다"며 "검증받은 정우택 의원에게 앞으로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고 '대권 도전'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