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청주교구 성령쇄신봉사회 주차장 확장공사 중단
  • ▲ 성령쇄신봉사회가 청주시 내수읍 석화리에 주차장 확장 공사를 하기에 앞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위해 임야를 파헤쳐 놓은 모습이다. ⓒ성령쇄신봉사회
    ▲ 성령쇄신봉사회가 청주시 내수읍 석화리에 주차장 확장 공사를 하기에 앞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위해 임야를 파헤쳐 놓은 모습이다. ⓒ성령쇄신봉사회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습니다. 문화재 발굴이 수익자부담 원칙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돈을 들이고도 복구비까지 쏟아 부어야하니 도대체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천주교 청주교구 성령쇄신봉사회는 지난해 충북 청주시 청암로 461(북이면 석화리 80-1) 내에 주차 공간(임야 2799㎡)확장을 위해 개발행위허가를 청주시에 신청하자 시는 보완사항으로 지표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봉사회는 시의 요구에 따라 지표조사를 충북도문화재연구원에 의뢰했고, 도문화재연구은 27일 간의 지표 및 시굴조사를 마친뒤 15기의 묘가 확인됐다며 발굴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성령쇄신봉사회가 그동안 주차장 추가 확보를 위해 1100만원의 대체조성비와 시굴조사비 840만원(1680만원 중 50% 지급) 등 지금까지 3540만원이 투입된데 이어 추가 발굴조사를 위해 거액을 더 투자해야 할 상황이다. 사실 땅값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 것이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이 봉사회는 지난해 11월 매장문화재에 대한 지표조사만 끝낸 뒤 발굴조사를 중단시켰다.

    성령쇄신봉사회는 문화재 지표조사 및 발굴조사비 등이 과다하게(전체 1억4800만원)들어가자 결국 개발행위(주차장 확장공사)를 포기한 것이다.

    이 봉사회는 특히 거액의 돈을 들이고도 조사기간이 한없이 긴 데다 도문화재연구원의 지표, 시굴, 발굴조사비 산출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과다한 비용으로 주차장 확장공사를 포기한 이 봉사회는 안타깝게도 1600만원어치의 나무를 구입해 4월까지 산림복구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령쇄신봉사회 관계자는 “문화재발굴은 의뢰자들이 전문기간에 의뢰할 수밖에 없는 데다 비용도 요구한 대로 다 줄 수밖에 없다. 지표조사 및 발굴조사비용도 일부 중복 산출되는 등 의문투성이다”면서 “문화재발굴도 없으면 말고식으로 형식적이며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막상 문화재를 발굴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을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데다 공사 중단 등으로 의뢰인 입장에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뢰자들이 이런 피해를 입고도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니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문화재 발굴 등과 관련해 규제개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