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개발을 도와준 3명의 대통령
  • 북한의 핵개발을 도와준 3명의 전직 대통령이란 말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짐작이 간다.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은 누구일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글을 다 읽을 수밖에 없다.

    최백수는 다소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글을 마저 읽기 시작한다. 3명의 대통령이 말로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핵개발을 도와주었다는 논리다. 우리가 도와준 금액이 무려 29억 222만 달러였고, 북한이 핵 개발에 든 비용도 30억 달러였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은 우리가 지원해준 돈으로 핵을 만들었고, 그 핵으로 우릴 겨누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뜻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나쁘지만, 그럴 거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돈을 주었다는 것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보다 더 우매한 짓이다.

    최백수는 일국의 대통령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운명도 바뀐다는 사실을 북핵을 통해서 절감한다.
    “도대체 나머지 한 명은 누구인가?”

    북한의 핵개발을 도와준 3명의 전직 대통령이 누구인지 알기위해서 장문의 글을 꼼꼼히 읽다가 깜짝 놀란다. 나머지 한 명은 뜻밖에도 김영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YS는 DJ와 더불어 한국의 야당을 대표하는 두 축이었지만, YS는 비교적 보수적인 정치노선으로 DJ의 햇볕정책과는 판이한 대북정책을 펼쳐왔다.

    그런 YS가 어째서 북한의 핵개발을 도와준 대통령의 반열에 올랐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카터 대통령 시절 미국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공습하려고 시도했는데 김영삼 대통령이 반대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백수는 고개를 끄떡인다. 그 시절 긴박했던 상황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내 재임 중에 전쟁은 없다. 동족보다 우선하는 동맹은 없다.”
    이렇게 말하면서 북한에 쌀을 지원하고, 비전향 장기수를 돌려보내는 등 북한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북핵을 없애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는데 김영삼 대통령이 기여했다는 논리다.
    수술로 초기 암을 완치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치게 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은 수술을 포함한 어떤 방법으로도 고칠 수가 없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우리 속담으로 비유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만들어 놓았다는 주장에도 물론 일리는 있다. 최백수는 눈보라가 치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도대체 어떤 말이 옳은 것인지 분간을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정말 카터 대통령은 북한을 공습할 수 있었을까?”
    최백수는 혼자 말처럼 반복해서 중얼거린다. 그렇게 했을 때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길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정말 미국이 그럴 용기가 있다면 지금이라고 못할 이유가 있을까?  3차 대전을 각오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큰일 났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또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암담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어떤 신호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카톡을 연다. 그런데 의외의 만화가 나온다. 그냥 덮어버릴까 하다가 만화의 주인공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라 자세히 본다.

    팬티만 입고 있는 젊은 남자의 머리가 김정은과 비슷하고, 돼지처럼 살이 찐 모습도 김정은과 흡사하다. 북한 사람들이 최고의 존엄이라고 하면서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김정은을 홀딱 벗기고 양동이로 물을 퍼붓다가 발길질을 해서 수영장으로 밀어 넣는 장면이 코믹하다.

    최백수는 만화를 보면서 서민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방법도 다양하다는 생각을 한다. 북한이 핵을 만든 비용이 바로 우리가 지원해 준 돈이라는 논리로 햇볕정책을 공격하는 것도 나라 사랑이지만, 신격화된 김정은을 코믹하게 희롱하는 것도 훌륭한 나라 걱정이라고 생각한다.

    최백수는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보면서 북핵보다도 더 다급한 것을 발견한다. 바로 먹고 사는 문제다. 중국이나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은 북한과의 핵전쟁만큼 중요한 현안이다. 그러나 경제전쟁은 하루아침에 승패가 갈리는 게 아니다.

    서서히 시간을 두고 격차가 벌어지면서 죽어가는 병이다. 만성병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핵전쟁은 자칫 한순간에 동족이 몰살할 수도 있으며, 수십 년간 쌓아온 경제가 잿더미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촌각을 다투는 급성병에 비유할 수 있다.

    만성이든 급성이든 둘 다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완급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무역전쟁은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니 우선 급한 게 북핵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발등의 불부터 끄고 보는 게 일의 순서일 것이다. 그런데 안보‧경제위기보다 더 화급한 현안이 하나 있다. 선거를 앞에 놓고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는 정쟁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