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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과 캐틀링 기관총-비대칭 전력의 교훈

입력 2016-02-14 17:24 | 수정 2016-02-14 18:10

칼럼: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박규홍 교수

1895년 10월 전봉준의 동학군은 정읍 황토현에서 관군을 격파하고 한양으로 향한다. 10월23일에 금강을 건너 이인, 판치에서 관군을 패퇴시키고 11월8일 공주의 우금치에서 막아선 관군과 대치한다. 동학군을 방어하는 관군의 수는 2500명, 관군을 지원하는 일본군은 200명이었다. 이에 비하여 동학군의 군세는 일만을 넘어 수적으로 관군과 비교되지 않은 군세였다. 동학군은 겨울이 오기 전에 한양에 진입해서 동학혁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11월9일 우금치에서 관군과 일본군의 연합군과 일전을 벌인다. 

동학군은 화승총과 활, 죽창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동학군이 가진 최신식무기는 관군으로부터 노획한 사정거리가 긴 화승총이었다. 동학군의 앞 열에는 이 신식총기를 든 부대가 총을 장전해서 사격하고 뒤로 물러나는 과정을 수십 차례 되풀이 하면서 관군 연합군을 공격한다.

그렇게 공격과 방어하기를 수십 차례 하는 동안 동학군 수십 명이 관군의 총탄에 쓰러지자 동학군 전위부대 대장의 돌격명령이 떨어지고 최후의 진격이 시작된다.

둥둥거리는 북소리와 요란한 징소리의 기세를 타고 동학군은 우금치 고개 마루를 향하여 진격한다. 총에 맞아 쓰러지는 동료들을 보면서도 동학군은 “시천주 조화정(侍天主 造化定), 시천주 조화정…”이라는 주문에 자가 최면 되어 우금치 고개 마루와 산자락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그 때까지 소총으로 대응하던 관군 연합군은 동학군의 무리를 향해서 일본군이 제공한 새로운 무기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대포처럼 바퀴가 달린 수레에 실린 캐틀링 기관총이었다. 연발 음을 내며 날아간 기관총알에 동학군은 비명을 지르면서 속절없이 나가떨어진다.

1차 봉기 때 전라도 장성 황룡에서 관군이 이 신무기로 무장하였지만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여 동학군에 격멸 당한다. 이 때 동학군이 신무기 캐틀링 기관포를 노획하였지만 그 신무기가 없이도 관군을 격멸한 터라 신무기의 위력에 대하여 알지 못했던 것이다. 신무기가 가진 가공할 위력을 간과한 동학군 지휘부는 부하들에게 계속 독려하여 우금치 고개 능선으로 몰고 나간다.

그러나 관군 연합군이 품어대는 캐틀링 기관총은 화승총을 쏘며 달려드는 동학군 전위부대는 물론이고 후방의 활과 창을 든 병력과 멀리서 지휘하는 지휘부까지 사정없이 총탄을 날린다.

이 비대칭 신무기의 위력에 동학군은 힘을 써보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그 때까지 상승일로에 있던 동학군은 우금치 전투에서 관군연합군의 기관총 몇 정에 거의 괴멸되어 버린다. 우금치에서 패퇴한 동학군은 다시 논산 황화대에서 패퇴하고 11월23일에는 그들의 근거지인 전주를 내주고 25일 전라도 태인 전투에서 완전 소멸된다.

비대칭 전력으로 대치된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의 결과가 얼마나 섬뜩할 것인지 동학군의 우금치 전투의 역사에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 예측에서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성능 좋은 재래식 무기를 갖춘들 비대칭 전력인 핵폭탄과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에게 우리나라가 속절없이 당하고 끌려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끔찍한 상상을 저버릴 수 없다.

그럼에도 소위 진보측 인사들과 일부 국민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 특히 야당 정치인들이 ‘북핵(北核)’에 대하여 개념 없이 내뱉는 발언에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긴장을 조성하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상황이 더 어려워진다면서 대화로 해결하자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북풍공작을 하는 것이라는 야당 중진인사의 발언에서는 국가의 안위를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정쟁적 이득만 챙기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로 공단 중소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도록 했으니 대통령은 다시는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한 신참 야당인사의 논평은 스스로 나라 안팎의 세상물정에 대한 자신의 무지와 무개념을 드러내고 있다.

야당이 ‘반대를 하기 위한 무리’라서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안보에 대하여는 한 목소리를 내어야 마땅할진대 북핵과 탄도미사일에 대한 정부의 비상대책을 두고 대화를 단절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대안 없이 비판만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고 야당의 무능함을 보일 뿐이다.

나라를 지킬 군사력의 뒷받침 없이는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풍요도 평화도 한낱 모래성일 뿐임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런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 나서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광경이다. 그래서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다. 이번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이 그래서 더 무겁고 중요해 보인다.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의 경력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에 청주사범대학(현 서원대학교)에 부임, 수학교육과 교수로 2014년까지 30여 년 동안 수학교사양성에 기여했으며, 동양일보와 충청매일 논설위원, 한국대학신문 전문위원 등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박 명예교수는 중·고등학교 수학교과서 저자, 초·중·고고등학교 교과서심의위원장, 한국수학교육학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저술과 연구, 사회봉사활동을 했다.

박 명예교수는 현재 서원대 명예교수, 한국수학교육학회 명예회장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학책 점역과 탈북학생 대안학교(여명학교) 교육자문, ‘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모임’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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