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안 받아들이면 교육재정 부실”, “학부모들 “약속 지켜라” 청원서명 요구
  • ▲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충북도교육청
    ▲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충북도교육청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뉴데일리와 새해 집중인터뷰에서 충북도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고 있는 무상급식비 분담과 관련해 “충북도가 제시한 안은 교육재정이 부실해지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비 분담과 관련해 이시종 충북도지사에게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뉴데일리는 ‘누리과정’에 이어 학교 무상급식비 분담과 관련해 김병우 교육감으로부터 그의 소신과 해법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이다

    -무상급식비 분담금의 쟁점은.
    무상급식비는 필요한 복지정책이고 그렇게 나아가야 된다. 무상급식비는 중앙정부가 50%를 책임지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50대 50으로 나눠 맡아야 한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무상급식 아젠다 자체는 생각지도 않고 있고, 아예 할 생각도 없다.
    무상급식은 이시종 지사가 공약하면서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됐고 2010년 이기용 전 교육감과 5대 5 분담원칙에 합의해 시행됐다.
    그 때 주역이었던 이시종 지사는 마음이 바뀌었다. 이 지사는 두 번이나 당선되면서 정치적 이득을 얻었다. 이젠 명분만 있다면 떠넘기고 싶은 것이다. 그러다가 찾아낸 것이 중앙정부 분담금이 있으면 그것은 제외해 놓고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도가 급식 종사자의 인건비와 운영비가 중앙정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했지만, 그 근거를 찾아봤더니 안 나온다.

    -지방재정교부금 산정기준에 인건비가 포함돼 있나. 
    지방재정교부금 산정기준에 비정규직 인건비가 포함돼 있다. 거기에 나와 있다. 그런데 이것은 누리과정예산처럼 그 명목으로 목적이 지정돼서 더해진 것이 아니라, 내국세 20.27% 중 총액을 가지고 어느 시·도에 어떻게 줄까 균형배분하기 위해 각 시·도의 쓰임새를 본 것이다.
    즉, 비정규직의 인건비를 지출해야 되니까 거기에 사람이 몇 명인가 등 이런 것을 넣어 그 액수를 그대로 준 것이 아니라 균형 배분한 것이다. 단지 그런 기준으로 쓴 것이다. 그런데도 충북도는 ‘준 것이다’, 우리는 ‘아니다’하고 계속 갈등만 빚고 있다.

    -그 증거가 국립학교 무상급식인가.
    그랬는데, 무상급식비에 인건비 등을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국립학교는 모든 예산, 지도감독을 정부가 한다. 국립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해서 예산을 내려 줬느냐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립학교에 무상급식비 중 인건비 등을 내려줬는데 공립학교에 안내려 줄 리가 없잖느냐. 내려줬느냐? 안 내려줬다. 없잖느냐. 그것 봐라. 중앙정부가 주지 않았다고 하니까 충북도가 이젠 구실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다른 돈을 아무것도 주지 않지만, 무상급식은 도교육청이 주면 안 되는데도 도민의 약속이고 도민의 자녀이기 때문에 교육감이 줬다.

     

  • ▲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일선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일선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국회 입법조사처의 의견은.
    국회 입법조사처가 ‘무상급식법과 관련해서 운영주체가 운영비·인건비·시설비를 물어야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한 것이다. 이것도 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 입법조사처가 법을 만들어 시행하려면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충북도가 무상급식 비용의 절반이 아니라 인건비 등을 제외한 식품비의 75.7%(379억원)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도교육청이 물으라고 하는 것이다.

    -충북도와 합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충북도 안을 합의해주면 교육재정이 부실해지기 때문에 더 이상 합의를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예년 지원에 비해 100억원을 덜 주겠다고 하니, 그 부족한 100억원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것이다. 도지사는 100억원을 도교육청이 다른 곳에 쓸 돈으로 메우라고 한다. 그러면 그만큼 교육재정이 부실해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설문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그 내용은.
    설문조사는 무상급식비 분담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교육가족들에게 물어본 것이다. 교육감이 이 문제를 결정할 일이 아니라 교육가족이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했다. 그 내용은 대부분 충북도하고 당초 약속대로, 원칙대로 하라는 요구가 나온다.
    그러면 협상을 하라고 하는데, 협상만으로 되겠는가? 양 측이 접점을 못 찾으면 공전 결과만 낳는다.
    문제는 설문조사를 하다 보니 학부모들이 설문조사를 왜 하느냐고 반문했고, 언론도 충북도에 대한 압박용이라고 보도했다.
    학부모들은 설문조사만 가지고는 안 된다, ‘이젠 약속을 지켜라’며 ‘청원서명’을 하라고 한다.

    -충북도 안을 왜 받아들일 수 없나.
    누리과정을 약속한 사람(정부)이 교육감에 떠넘기듯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무상급식비 또한 떠넘기는 꼴이 됐다.    
    도교육청은 어느 것도 교육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가 충북도의 주장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우리는 교육가족들이 요구하는대로 흔쾌하게 충북도의 안을 합의해주거나 동의해 주지 않고 계속 요구를 해 나갈 것이다.
    그러면서 이시종 지사에게 무상급식비 부담금과 관련해 정치적 결단 요구의 압박수위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다.

    정치적 결단은 내가하면 ‘객기’이지만 도지사가 하면 ‘배포’가 된다. 그렇게 하면 도지사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