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이어 이범석까지 '컷오프'… 충북 선거 두 축 흔들조길형·윤희근 줄사퇴에 윤갑근·김수민과 2파전"지역 정계 "당원 간 괴리 극복 못 하면 시작도 전 패배"
  • ▲ 김영환 충북지사(왼쪽)와 이범석 청주시장. ⓒ서성진·이종현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왼쪽)와 이범석 청주시장. ⓒ서성진·이종현 기자
    충북 지방선거판에 현역 간판들이 줄줄이 공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에 이어 지역 정치권의 또 다른 핵심 축인 이범석 청주시장까지 공천 배제(컷오프) 통보를 받으면서, 당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 탄핵 정국 때보다 심각한 위기"라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이범석 청주시장을 6·3 지방선거 경선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공관위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재판이 결정적인 '독'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공관위의 '칼날'이 현역 프리미엄을 단번에 베어내면서 대안 부재의 늪에 빠졌다는 점이다. 지방선거 '메인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현역 후보들이 줄줄이 퇴출당하면서, 당내 결집이 절실한 시점에 도리어 '집안싸움'이 격화되며 분열과 상실감을 키우고 있다.

    공천 파동의 파편은 경선판 전체를 흔들고 있다. 유력 주자였던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이 당은 더 이상 내가 사랑하던 당이 아니다"라며 예비후보직을 던졌고, 윤희근 전 경찰청장 역시 "내 고향에 대한 애정과 국가관 하나로 시작한 여정을 이쯤에서 멈추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충북지사 경선판은 김수민·윤갑근 두 예비후보만 남게 됐다. 특히 컷오프에 불복해 삭발 감행과 함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김영환 지사의 법정 공방 결과에 따라, 경선판 전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한폭탄까지 안고 있다.
  • ▲ 윤갑근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 의사 게시글. ⓒ윤갑근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처
    ▲ 윤갑근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 의사 게시글. ⓒ윤갑근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처
    당내 위기감은 임계점을 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역 지사와 시장을 동시에 쳐낸 이번 공천은 전략적 판단을 넘어선 '정치적 자해'에 가깝다"며 "납득할 만한 대안 없이 간판급 인사들을 무더기로 몰아내면서 생긴 거대한 전력 공백과 당원들의 배신감을 본선 전까지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자해 공천'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런 가운데 생존한 후보들의 행보도 엇갈린다. 윤갑근 예비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하지욕(過下之辱·큰 뜻을 위해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이라는 사자성어를 남긴 후, "함께 했던 경쟁후보들이 떠났다"며 모욕적이고, 분노가 치민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고민했지만 지금 물러나는 것은 무너진 원칙과 불공정의 과정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역 프리미엄을 스스로 걷어찬 이번 공천 파동은 당의 허리를 끊어놓은 꼴"이라며 "유력 주자들의 줄사퇴와 현직의 법적 반발이 뒤섞인 혼돈 속에서, '과하지욕'을 외치는 생존자와 무너진 공정성을 비판하는 당원들 간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본선은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를 자인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