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시군 주문 1만원 도시락… 부실 도시락 제공 항의빗발충주시 “생각했던 것과 달라 긴급 회의…도시락 값 청구하지 않기로”청주 도시락 업체 대표 “이건 말도 안 돼…3000~4000원도 안 되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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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주에서 열린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에서 선수단에 제공된 도시락. 밥과 된장국, 고추 1개, 무말랭이, 고추장, 김치가 전부다.ⓒ선수단 제공
24~25일 충주에서 '충주에서 하나 되는 충북도민'이라는 구호 아래 열리는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에서, 장애인 선수단에 제공된 도시락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항의가 잇따랐다.이번 대회에는 도내 11개 시·군에서 약 23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육상, 탁구, 볼링, 보치아 등 17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루고 있다.지난해 제18회 대회에서는 고품질 도시락 3식이 무료로 제공됐던 것과 달리, 올해 대회에서는 시·군 체육회가 점심을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변경됐다. 이에 따라 3개 시·군은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했으며, 나머지 8개 시·군은 도시락을 단체 주문했다.문제는 충주시가 일부 시·군이 자체적으로 지역 도시락 업체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를 지정해 도시락을 주문하도록 권유했다는 점이다. 체육회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단가 1만 원의 도시락을 단체로 주문했지만, 정작 배달된 도시락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선수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밥과 된장국, 고추 1개, 무말랭이, 고추장, 김치가 전부였다. 도시락을 받은 장애인 선수들은 식사의 부실함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
- ▲ 24일 충주에서 '충주에서 하나 되는 충북도민'이라는 구호 아래 개막된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에서 선수단 대표가 선서를 하고 있다.ⓒ충주시
A군 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도시락을 열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보며 미안한 마음에 견딜 수 없었다”며 “주최 측이 도시락을 사전에 점검하고 품질 확인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군지역 체육회 직원은 지난해 대회에서 무료로 제공된 고품질 도시락에 감동했던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고도 대회를 주최하며 같은 수준의 무료 도시락은 제공하지 못할 망정 도시락 점검도 하지않은 것은 충주시가 체육대회를 주최하는 기본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분개했다.장애인 선수 B씨는 “도시락을 열어보고 된장국에 고추 하나, 김치와 무말랭이만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식사는 경기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인데, 아무런 점검이나 준비도 없었던 것이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논란이 커지자 충주시 관계자는 “도시락이 당초 예상과 달라 급히 회의를 열었고, 각 시군에 도시락 비용을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청주의 A 도시락 업체 대표는 충북 장애인 체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제공된 도시락 실태에 대해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사진을 보고 “말도 안 된다”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A 대표는 도시락 단가가 “한 3000~4000원짜리도 안 된다”고 도시락의 부실함을 꼬집었다. 특히 “장애인들과 체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런 도시락을 제공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