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제, 이제는 ‘실체 있는’ 역사유산과 함께해야”“불교계·시민사회, ‘왕흥사 복원’ 한목소리…정체성 회복의 출발점으로”
  • ▲ 부여 왕흥사지 사리함과 부장물.ⓒ부여군
    ▲ 부여 왕흥사지 사리함과 부장물.ⓒ부여군
    “부여 왕흥사지복원은 선택이 아닌, 후세에 대한 의무입니다.”

    백제의 수도 사비(泗沘), 그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부여 ‘왕흥사지’ 복원사업이 다시 지역사회의 중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발굴된 유물의 역사적 가치와 함께 매년 개최되는 백제 문화제의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복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왕흥사지는 백제 무왕 35년(634년)에 창건된 대표 사찰로, 사찰 이름 그대로 ‘왕이 부흥을 염원하며 세운 절’이었다. 

    사비시대의 중심지 부여의 불교문화와 국왕의 정치적 염원이 집약된 상징적 공간으로 사찰이 있었던 자리에는 지금도 석탑 기단부와 기와편, 금동불 등의 유물 흔적이 남아 있으며, 학계는 이를 ‘백제 후기 불교문화의 결정체’로 평가한다.

    하지만 현재 왕흥사지는 유적지로서의 관리만 이뤄지고 있을 뿐, 실질적인 복원은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고, 발굴 조사는 일부 진행됐지만, 이후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아 역사·문화적 단절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사회는 해마다 개최되는 △‘백제문화제’와의 연계를 강조하며, 왕흥사지가 실제로 방문객에게 ‘눈에 보이는 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 부여 왕흥사지, 낙함암 건너편 백마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백제의 옛 절터.ⓒ부여군
    ▲ 부여 왕흥사지, 낙함암 건너편 백마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백제의 옛 절터.ⓒ부여군
    지역 문화재 관계자는 “그동안 축제의 대부분은 공연과 체험 위주로 구성돼 왔다. 이제는 유적의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복원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는 “왕흥사는 단순히 옛 절터가 아닌, 백제 불교의 정신이 깃든 성지”라며 “복원을 통해 국민적 정체성과 역사교육의 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여 시민연대는 “부여가 역사 도시로서 정체성을 지켜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가 왕흥사지 복원이다. 이는 문화유산 보호를 넘어 미래세대와의 약속이자 책임”이라고 했다.

    지역 주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복원의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며 “이제는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 유적은 백제인의 정신이고, 오늘날 우리의 뿌리로 지금 우리가 복원하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왜 우리도 그 유산을 지키지 않았느냐’는 물음만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여군 관계자는 기초조사와 복원계획을 검토 중으로 2030년 이후 문화재청, 중앙정부의 협력과 예산 확보 등 추진 과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