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맹주’로서의 책무, 도정 완수가 먼저다“임기 1년여 남긴 시점, 대권보다 ‘베이밸리’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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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3월 1일 충남문예회관에서 열린 제10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충남도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는 유례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력 대안 부재 속에 각계 인사들이 대거 출마 의사를 밝히며 당내 경선이 혼탁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중진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대권 도전 가능성도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다만 현재까지 김 지사가 대권 도전과 관련해 구체적 행보를 보이거나 뚜렷한 증후를 드러낸 것은 없다.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도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출마 여부와 관련된 공식 언급도 없는 상태다. 조만간 충남도의회 임시회 등을 계기로 그의 향후 거취가 일정 부분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김 지사는 정치권에서 사실상 ‘충청권 맹주’로 불린다.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는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 충남을 이끌고 있다. 충청권의 상징성을 기반으로 한 그의 위상은 대권 구도에서 일정한 존재감을 가진다. 그렇기에 그의 선택은 단순한 개인의 정치 일정이 아니라, 충청권 전체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무엇보다 지금 김 지사에게 필요한 선택은 분명하다. 대권 도전이 아니라 충남 도정에의 전념이다.그는 현재 임기 종료까지 1년여를 남겨두고 있다. 민선 8기의 남은 시간은 결코 여유롭지 않다. 그가 취임 당시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충남 서해안과 경기만 일대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대한민국 서부벨트를 글로벌 산업축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다.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연결하는 구조적 경제 재편이 목적이다. 그만큼 리더십의 지속성과 정책 일관성이 요구되는 사업이다.베이밸리뿐 아니라 충남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반도체·우주항공산업 기반 조성, 내포신도시 정비, 저출산·고령화 대응 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김 지사는 “2025년을 충남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며 각종 중장기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 대선 출마를 위해 도정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도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정치적 야망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직에 몸담은 정치인이라면, 그 출발점이 된 유권자에 대한 책임과 약속을 반드시 우선해야 한다. 임기 1년여를 남겨둔 시점에서의 조기 이탈은 충남 도정의 추진력을 약화하고, 향후 대권 도전의 명분마저 흐릴 수 있다.지역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공약과 비전은 충분한 시간과 리더십이 뒷받침될 때 실현할 수 있다. 김 지사가 대권을 향한 행보를 서두르기보다 충남에서의 성공적인 성과를 끝까지 완주한다면 그것은 훗날 더 큰 정치적 자산이자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실적과 신뢰, 그리고 책임감이야말로 미래 지도자의 자격을 증명하는 기준이다.지방정부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며, 도지사의 리더십은 도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김 지사가 충남에서 성공적인 도정을 완수한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전국적 정치 자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충청권 맹주’로서의 책임, 이제는 대권보다 ‘도정 완수’로 보여줄 때다.‘지금은 대선보다 충남이다.’김태흠 지사의 ‘재고(再考)’가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