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지역홀대’ 한화이글스 존재 이유 되짚어 봐야 “지역명 빠진 ‘한화생명 볼파크’, 대전 시민 자존심 흔들어”“프로스포츠 구단의 존재, 기업의 이익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해야”“대전의 정체성 외면한 한화, ‘대전’ 명칭 뒤늦게 반영 다행”
  • ▲ 한화이글스 신축 홈구장 예상도.ⓒ한하이글스
    ▲ 한화이글스 신축 홈구장 예상도.ⓒ한하이글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신축 홈구장 명칭에서 지역명(‘대전’)을 제외한 ‘한화생명 볼파크’라는 이름으로 결정하면서 대전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 논란으로 이어진 것은 한화의 책임이다. 지역 정체성과 연고를 무시한 이번 결정은 단순히 명칭 문제를 넘어, 기업과 지역사회 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한화가 대전시민의 반발과 분노를 수용해 뒤늦게 ‘대전’을 반영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역 정체성과 연고를 무시한 이번 결정은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라, 기업과 지역사회 간 신뢰를 훼손하는 사례로 지적된다. 이는 지역 연고제의 본질을 흔드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즉, ‘한화의 지역 홀대’ 논란을 계기로 한화이글스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한다. 한화 이글스가 왜 대전을 연고로 하고 있고, 대전 시민과 충청권에서 왜 열열한 응원을 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대전 빠진’ 것은 지역 연고제의 근본 흔드는 ‘결정’

    프로스포츠는 지역 연고제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구단은 지역 주민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상징한다. 지역명을 홈구장 명칭에 담는 것은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지역과 구단이 상생 협력 관계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창원NC파크’ 등 KBO의 다른 9개 구단이 모두 지역명을 포함한 구장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이글스는 신축구장 명칭에서 대전이라는 지역명을 삭제하며 KBO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지역 연고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역 팬들의 자존심을 짓밟고,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어진 구장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기업 논리로 치부된 지역민의 자부심

    대전시는 새 구장 이름에 ‘대전’을 포함할 것을 권고했지만, 한화는 구장 명명권을 계열사인 한화생명에 판매하며 이를 무시했다.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라는 대안이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생명 볼파크’라는 이름을 고수한 것은 기업의 이익과 논리를 지역 연고보다 우선시한 결과다. 이는 1434억 원이라는 막대한 대전 시민 혈세가 투입된 공공 시설물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더욱이 한화의 이번 결정은 시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이뤄졌다는 점에서 팬들 사이에서 깊은 불만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연고를 뺀 명칭은 물론, ‘볼파크’라는 모호한 표현도 팬들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됐었다.

    ◇지역 홀대와 행정의 무능…비판 ‘확산’ 

    이번 논란은 한화의 지역 홀대뿐 아니라 대전시의 미온적 대응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전시가 ‘대전’ 반영을 권고했지만, 행정당국은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는 “시즌 임박”이라는 이유로 한화의 결정을 막지 못했다. 이는 대전시가 천문학적 시민 혈세를 투입하고도 지역 정체성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행정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장우 시장이 한화 측에 신축구장과 유니폼에 ‘대전’ 병기를 강력히 요청하면서 ‘대전한화생명 볼파크’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화의 결정이 지역 팬들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기업의 논리와 목적이 지역 연고의 가치를 압도한 이번 사태는 시민들에게 큰 배신감을 느끼게 했고, 대전시 역시 사전에 명확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한화 이글스 팬들도 “‘광주’나 ‘대구’였으면 이런 결정이 가능했겠냐”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정치권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명 삭제를 넘어 ‘볼파크’라는 이름 자체에 대한 반감까지 겹쳐, 이번 사태는 한화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화, 지역과의 동행, 이제라도 ‘제대로 답해야’

    애초 한화이글스는 대전 시민과 팬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겠다고 밝혔지만, 시즌 임박을 이유로 변경은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시민들의 반발을 더 키웠다. 그러나 신축구장은 단순히 스포츠 경기장의 역할을 넘어 지역민들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반영해야 하는 공공재다. 기업 논리만 앞세우는 행태는 지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구단의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화가 뒤늦게 시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전’을 반영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한화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 연고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지역민들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프로스포츠 구단의 존재 이유는 기업의 이익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데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