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2023년 새 각설이 등장‘24회 음성품바축제’ 5월 17~21일…전국 각설이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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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과거 19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동네 다리 밑에서 생활하는 거지들을 흔히 볼 수가 있었다.당시 어린아이들은 거지들이 생활하는 동네 다리를 건너기가 무서웠다. 거지들은 여러 명이 함께 무리를 지어 생활하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어린이들은 거지 모습만 봐도 기겁을 했고,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얼굴은 시커멓고 해진 옷을 입은 거지들은 마을을 한 바퀴 돌며 동냥에 나서는데, 그럴 때마다 어머니들은 부엌에서 밥과 반찬을 내어주며 아이들이 볼까 봐 “얼른 가라”고 등을 떠밀던 모습이 기억이 새롭다.이런 거지들이 지금은 없지만, 각설이 꾼으로 재탄생했다. 전국 축제장마다 어김없이 각설이 복장을 한 예능인들이 등장해 흥겨운 놀이마당으로, 현대사회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되고 있다.특히 이런 거지들의 생활을 축제 콘텐츠로 연결해 대박이 난 곳이 충북 음성군이다. 음성품바축제는 과거 거지들의 생활상을 현대화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재미와 해학으로 넘쳐난다. 전국에서 몰려든 각설이는 각자 익살스러운 복장과 분장을 하고 춤과 노래, 각종 악기 연주 등을 통해 축제장을 흥겨운 분위기로 띄우는 재간 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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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품바축제는 이젠 전국 유일의 대표축제가 됐다. 2023년 24번째를 맞는 음성품바축제는 5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설성공원과 음성꽃동네 등에서 전국 각설이들이 총집합한다.역대 품바축제 프로그램은 품바공연을 비롯해 △천인의 엿치기 △천인의 비빔밥 나누기 △품바하우스짓기대회 △글로벌품바레퍼경연대회 △품바촌 운영 △6070 추억의 거리 △품바길놀이 퍼레이드 △2판 4판 난장판 △품바사랑 나라사랑 플래시몹 공연 △품바왕 선발대회 △품바공연‧공예체험 △추억의 고고장 등 재미와 해학이 넘치는 흥겨운 한마당 놀이터로 탈바꿈한다.2022년 품바축제에는 유료 품바 공연 ‘엿장수 맘대로’는 배꼽 빠지는 품바 공연으로 관람객들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2023년 품바축제는 ‘품바 젊음을 품다’를 주제로 MZ(밀레니엄 세대, 1997~2012)‧키드존을 만들어 청년과 청소년 공연을 유도하는 등 젊은 세대를 보듬어 안겠다는 마케팅 전략으로 품바축제의 새로운 콘셉트를 반영한다.품바축제는 꽃동네 설립의 모태가 된 고 최기동 할아버지(1909~1990)가 금왕읍 다리에서 거지 생활을 하면서 동료 거지들에게 동냥으로 먹여 살린, 걸인이면서도 걸인을 사랑하며 40년간 숭고한 삶을 살았던 것을 재현해 낸 것이다.우리 조상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으로 재조명해 신명과 웃음을 선사해 주는 품바축제는 고 최귀동 할아버지의 숭고한 인류애와 박애 정신을 기리기 위해 시작됐다. 또한,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주님의 축복이다’라는 꽃동네 설립 배경이 된 것이 바로 최기동 할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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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바의 상징인 사랑과 나눔,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사회를 구현하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 배태된 품바축제는 풍자와 해학으로 재미를 발견하고 사랑과 나눔,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데 있다.음성품바축제는 축제가 주는 즐거움을 통해 군민을 하나로 모은 지역밀착형 축제의 향연,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상권 활성화, 관련 상품 홍보, 문화관광 축제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목표를 두고 있다.매년 전국에서 가족 단위와 젊은 층 관광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음성품바축제는 품바 아카데미 등 전국의 축제 전문가를 초청해 학술세미나를 여는 등 축제가 단순히 축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그 위상을 높여나가고 있다.조병옥 음성군수는 “과거에는 굶주리고 헐벗었던 품바(거지)는 오늘날 흥겨운 놀이문화의 한 축이 됐다. 품바는 사랑이고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행동의 양심이자 인류애의 사랑”이라며 “문화관광축제이자 충북도 최우수 축제인 음성품바축제는 올해 어떤 모습으로 각설이가 나타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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