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수 山 이야기]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보석 같은 태안의 鎭山, 백화산

이어서 소나무 숲이 울창한 암릉을 오르면서 새색시 분홍빛 미소를 띤 얼굴로 반갑게 맞이하는 진달래꽃을 만난다. 이처럼 소나무 숲이 우거진다면, 하얀 바위가 가려져 백화산이 흑화산(黑華山)으로 바뀔 때 태안에서 수많은 문인(文人)과 무인(武人)이 난다는 전설이 현실로 다가올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짧은 데크 계단를 오른 후, 로프가 매달린 암릉을 오르면 세자바위, 용상바위, 흔들바위 등을 만난다. 백화산에는 각 바위마다 설명이 붙은 포토 존을 설치해 놓아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용상바위 옆에는 밀어도 흔들리지 않는 흔들바위가 있다. 아무리 세찬 외세에도 흔들이지 않는 마음자리를 지켜야 함을 암시한다. 이 암릉 구간은 아차바위로부터 약 0.4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암릉 구간을 지나 정자 쉼터에 이르자 이정표가 백화산 고스락까지 0.4km 남았다고 알린다. 둥글둥글하고 다양한 모양의 수많은 바위가 펼쳐지는 암릉을 0.15km 더 진행하면 머리를 내밀고 갑자기 달려들 것 같은 악어바위를 만난다.

악어바위를 출발해 난간이 설치된 암릉에 이어 계단을 오른 후 정자 쉼터를 거쳐 0.2km 정도를 진행하면 수녀바위와 산신령바위가 동시에 조망된다. 바로 옆에 위치한 외계인바위도 볼 수 있다. 암릉을 오르면서 등산로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지금까지 보지 못한 기암괴석을 수없이 많이 볼 수 있다.

백화산 산행에서 유의할 점은 초입부터 기암괴석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출현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백화산의 진정한 면모를 속속들이 파헤쳐 보려면 산행 시간을 예정 시간보다 1.5~2배 정도로 배려하는 게 좋다.

매애삼존불입상 우측으로 홑겹의 붉은 동백꽃이 핀 계단을 내려오면 태을암(太乙庵)의 대웅전이 위치하고, 좌측으로 내려오면 삼성각(三聖閣)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이 불가(佛家)의 마애삼존불, 도가(道家)의 신선이 산다는 태을동천, 유가(儒家)의 감모대가 일소계를 중심으로 배치된 것은 불선유(佛仙儒)의 공존을 염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가 갈등과 분쟁을 소제하고 공존하길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