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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세종역’ 신설 발언으로 충남·북에서 비판의 중심에 선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공주시를 방문해 지역 민심을 어떻게 달랠지 관심이 크다.
21일 충남도에 따르면 양 지사는 지역 순방 계획에 따라 다음 달 5일 공주시를 방문한다.
관심은 양 지사가 “KTX신설 필요성이 있다” 고 한 발언에 대한 해명과 민심 달래기 용으로 내놓은 남부권 개발 사업 구상이다.
양 지사는 지난 4일 충남도청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사견임을 전제로 “KTX오송역 활성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KTX세종역 신설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충북과 공주시의 공분을 샀다.
두 지역의 민심이 들끓자 양 지사는 지난 17일에는 간부회의에서 “KTX공주역을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관문역으로 만들고 행정부지사를 TF단장으로 하는 활성화 방안을 만들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어 20일 브리핑에서는 거듭된 KTX세종역 설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KTX세종역 설치 문제는 KTX오송역이나 공주역 활성화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한 얘기”라며 “충남에서 유일한 KTX공주역을 서남부권 발전의 축으로 삼고, KTX세종역 문제로 세종과 대전, 충남·북 등 충청권 공조 체제에 금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문제는 공주의 민심이다.
양 지사가 지난 ‘6·13지방선거’기간 동안 충남 서남부권 개발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KTX세종역 신설을 말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선거기간 동안 누누이 지역 현안에 대한 공부를 했고, 충청권 공조를 위한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해가 높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기대와는 다른 발언으로 실망을 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17일 간부회의에서 한 활성화 계획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임기응변을 위한 과거 계획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양 지사가 같은날 회의에서 강조한 공주지역 활성화 대책은 ‘관광거점화’와 ‘공주역 활성화’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공주시도 역점을 기울이는 사업이다.
하지만 공주시는 양 지사가 말한 KTX공주역세권 사업 자체만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충남도에 지원을 요청한 국도 23·40호 노선에 대한 확장이 선행돼야 하고, 인근 5개 시군(공주·논산·계룡시, 부여·청양군)이 공동으로 합의한 ‘광역도시계획’ 실행이 동반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주시는 양 지사가 이러한 지역의 현안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보고 있다. 인근 지자체 입장에서도 양 지사가 KTX세종역 신설 발언으로 인해 들끓는 지역 민심을 무마하기 위해 과거 선거 공약을 다시 꺼내들고 흔들어 대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KTX공주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역세권 개발과 함께 인근 지자체를 동시에 아우르는 SOC사업을 진행해 백제역사문화단지가 있는 부여와 천혜의 자연을 갖춘 청양, 군사문화도시로 성장을 꿈꾸는 계룡시의 공동 발전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다.
여기에는 충남도와 이들 남부권 지자체의 공조를 통한 국비확보, 각 사업에 대한 공적 영역과 민간 투자 영역에서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지자체의 이러한 구상은 KTX세종역 신설이라는 양 지사의 발언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지역 사회는 충남도의 실행의지에 회의적 시각이다.
양 지사가 공주시를 방문해서 지역 민심을 어떻게 아우를지 초미의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