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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군에는 ‘물길따라 들길따라’ 가족단위로 오붓하게 걷기 좋은 길들이 많이 있다. 증평의 산책길은 계절마다 색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지역주민은 물론 증평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
바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시름을 내려놓고 쉬어 갈 수 있는 증평의 산책길을 떠나 보자.
우선 금모래 반짝이는 아름다운 ‘보강천길’은 증평군 도안면과 증평읍의 들판을 적시며 흐르는 증평의 젓줄인 보강천변에 물의 흐름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이다.
보강천과 좌구산에서 발원한 삼기천이 합류하고 증평읍의 남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두타산에서 발원한 지천들 또한 보강천과 합류하는 지점에는 보강천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두 개의 큰 물줄기와 소소한 지천들이 모여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이곳은 어족자원과 수변․식물, 조류, 곤충 등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습지를 이루고 있다.
보강천 체육공원에서 출발해 습지를 걷고 징검다리를 건너 다양한 수변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총 2.7km거리이다.
보강천생태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다양한 수변식물과 곤충들과 만나게 된다.
보강천 변에는 증평군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미루나무 숲 물빛공원이 있다.
아름다운 꽃들과 5m 높이의 풍차, 수령 50여년의 포플러 나무 100여 그루가 심어져있어 벤치에 앉아 한나절 쉬어간다면 최고의 힐링이 될 것이다.
특히 어둠이 내리면 분수대와 풍차 등이 형형색색의 조명을 받으며 아름답게 빛나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
또 근심내리고 소망을 올리는 ‘비나리길’은 증평읍 율리의 좌구정 산림공원에서 삼기저수지까지 2.1km의 길로써 숲의 향기를 듬뿍 들이마시고 도심에 찌든 마음과 몸을 내려놓을 수 있는 아름다운 숲속 산책로로 입구에 들어서면 1008개의 계단이 시작된다.
마음의 시름을 내려놓고 소망을 품으며 한 계단, 한 계단 걷다보면 3대종교(불교, 천주교, 기독교)를 의미하는 세 곳의 쉼터가 조성돼 있다. 비나리 길을 벗어나면 540번 지방도와 다시 만나게 되고 그 길 따라 70m 남짓 가면 고갯마루 좌구정에 이르게 된다.
이 정자에 오르면 증평방향으로 훤히 트인 풍광과 마주하게 된다. 삼기저수지 너머로 언덕과 평야가 올망졸망 어우러진 증평 시가지가 아스라이 보이는 전망이 증평 제1경이라 꼽을 만큼 수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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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별보러 가는길’은 증평읍 율리삼거리에서 방고개 고갯마루까지 연결되는 3.9km의 구간. 이 구간은 산골마을 율리의 전경이 펼쳐지고 좌구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좌구산의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길도 평지와 같아 마냥 걷고 싶어진다. 길을 걷고 오르다 보면 국내 최대의 365mm굴절망원경을 보유한 좌구산천문대가 나타난다.
천문대에는 천문학과 우주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으며 VR체험도 즐길 수 있다.
증평의 깊은 산골 좌구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좌구산 천문대 가는 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길 왼편에 조롱박터널이 조성된 길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조롱박을 벗 삼아 걷다보면 길의 끝자락에서 나무계단이 방문객을 반긴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간단한 약도는 이곳에서 계단을 올라 걷기를 시작하면 야생화단지와 교육체험지구로 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이동거리와 함께 알려준다. 야생화단지는 0.7km, 교육체험지구는 1.8km이다.
나무계단에서 시작되는 이 길이 이 곳이 싱그런 바람 솔솔~ ‘바람소리길’이다. 길이 지나는 숲 전체가 바람 많이 부는 숲은 아닐 것 같고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길이라는 뜻일 것이다.
굴참나무, 물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등의 참나무들도 소나무와 어우러져 잡목 숲을 이루는 이곳을 거닐 때, 어쩌다 바람이 불면 살랑거리는 활엽수의 이파리가 ‘휙휙’ 빈 바람소리만 내는 뾰족한 성깔의 솔잎보다 정겹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숲의 아름다움과 싱그러움이 길에서 묻어나고, 숲의 향기에 취해 길을 걷다보면 거짓말처럼 나타나는 데크전망대에서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걷는 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솔바람길. 일상에서 헛헛해진 마음을 추스르고 싶다면 솔바람길을 걸어 보자.
‘김득신 문학길’은 율리삼거리에서 백곡 김득신(1604~1684)의 묘소에 이르는 짧은 구간이다.
삼거리에서 마을회관 앞 이정표가 가리키는 마을길로 들어서서 마을의 뒷산 언덕으로 오르면 백곡의 시비공원과 함께 그의 묘가 위치하고 있는 묘역에 이를 수 있다.
백곡의 아버지 김치가 이주해 마을을 연 밤티는 백곡의 고향. 그의 사후 밤티마을 뒷산 구석산 자락 현재의 자리에 묘를 써 잠들었다.
책 한권을 11만 3000번이나 읽었다는 김득신은 금방 배운 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둔재였다. 백곡은 그런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공부해야 할 것은 읽고 또 읽어 마침내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마는 노력파였다.
율리 삼거리에서 고샅길로 접어들어 뒷산으로 난 길을 이용해 묘를 찾아 가는 동안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급제한 백곡을 생각하며 걷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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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군의 젓줄 보강천의 지천 삼기천은 증평의 명산 좌구산에서 발원해 흐른다.
좌구산, 구녀산, 구석산이 동, 남, 서를 감싸고 북쪽으로 트여있는 지형지세를 이용해 조성된 삼기저수지는 산중호수와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하고 있어서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 곳이 호숫가로의 아름다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등잔길’이다.
수변의 미류나무가 인상적인 저수지의 남쪽 마을 삼기리의 풍경과 함께 마을 뒷산인 구녀산이 저수지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아늑한 맛도 느껴진다.
봄이 되면 길을 따라 핀 벚꽃을 보며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특히 삼기저수지는 접근성이 좋다. 증평과 청원의 미원면과 괴산군의 청안면을 잇는 540번지방도가 저수지 언저리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 옆에 두 개소의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도로 아래에 수변산책로를 설치해 놓아 운전 중 피로를 풀 겸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500m 길이의 산책로는 수면 위로 조성된 구간도 있어 저수지의 풍경을 한층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다.
율리의 비나리길, 등잔길, 김득신문학길, 바람소리길, 거북이 별보러 가는 길 등을 걷다 출출해지면 증평 율리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해 마을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에서 허기를 달래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율리 체험마을과 은하수 식당에서는 산채비빔밥과 시골밥상, 두부김치, 닭백숙 등의 향토음식을 즐길 수 있다. 시원한 막걸리와 손두부가 먹고 싶다면 율리 손두부촌 민박을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