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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재들의 요람으로 불리는 과학고등학교 인근에 최근 축사 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어 학습환경 침해를 우려하는 학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 학교 기숙사에는 150여명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지하수를 급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축사 밀집으로 인해 야기되는 수질 악화 문제와 악취 등이 큰 논란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과학고 학부모들은 9일 정례회가 열리는 충북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소똥 밭에 소똥 물을 먹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손 팻말을 들고 축사 신축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한 학부모는 “365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축사에서 내뿜는 악취와 소똥물이 스며든 지하수를 먹고 공부해야 할 지경”이라며 “청주시가 마구잡이로 축사 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학교 주변에 수십 개의 축사가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기숙사는 공동주택인데 청주시는 이상한 조례를 근거로 축사 허가를 내줬다”며 “충북의 중심도시인 청주시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도의회를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환경의 침해 및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축사 신규 인허가를 중지하고 시공 중인 공사도 중지하며 관련법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허가 기관인 청주시에 확인해 본 결과 현재 과학고교 주변 1km이내에 모두 29개의 축사 허가가 났으며 11개는 이미 준공됐다.
또한 대부분의 신규 축사가 학교 진입로 근처에 붙어있어 학교 출입시 축사 사이를 통과해야 할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과학고 기숙사는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로 분류돼 있어 축사 허가 기준인 10명이상 거주 마을기준 500m이격 거리에 해당되지 않는다. 허가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기숙사는 건축법 시행령 및 교육기본법 등에 ‘공동주택’으로 분명히 명시돼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이 문제에 대해 국토부에 질의 했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했다.
학교 인근의 단재교육원 관계자는 “마치 한우 마을을 만들 듯이 빠른 속도로 축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지역에서 학교는 물론 연수원 운영도 힘들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이승훈 청주시장, 황영호 시의회의장 등을 만나 시정조치를 촉구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또한 학부모들은 장기적으로 학교 이전까지 요구하고 있으며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민원 제기는 물론 오는 14일부터는 시청 앞에서 집회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