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의원 5명 새누리 분당 관망…반기문 총장 귀향 ‘촉각’
  • ▲ 새누리당 충북도당.ⓒ김종혁 기자
    ▲ 새누리당 충북도당.ⓒ김종혁 기자

    새누리당이 계파 갈등으로 분열된 상태이지만 충북 지역구 5명의 국회의원들은 꿈쩍이지 않고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반면 원외에서 반기문 총장을 향한 줄서기가 시작되며 분당에 이어 또 다른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당 송태영 위원장은 28일 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 저도 정치인으로서 충청대망론을 현실화 시키는데 앞장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사실상 반 총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 같은 송 위원장의 발언은 지역구 5명의 의원들이 새누리당에 잔류하며 관망세를 나타낸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며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다.

    한 새누리당 당원은 “중앙당이 둘로 갈라져 혼란스러운 와중에 도당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당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러다가 잠잠한 지역구도 흔들리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구나 이날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2명이 금품수수 등의 의혹으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지역 정가의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나선 행보여서 조직 내 조율도 안 된 것으로 보인다.

    ‘충청대망론’은 청주 상당의 정우택 의원이 대권의지를 표방하며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정치 구호다.

    정 의원은 얼마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 오르며 정치 인생의 새로운 패를 던졌다. 최순실발 국정농단 사태를 맞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위기의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도박이라는 평까지 받았다.

    그런 선택을 한 정 의원의 정치적 타이틀을 원외 위원장이 자신만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조직 내 불협화음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그렇다 치고 반 총장의 고향인 음성의 경대수 의원과 충주의 이종배 의원도 친 반기문계 1순위로 손꼽히지만 탈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직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덕흠 의원과 권석창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노련한 정치인들은 때를 기다리는 반면 원외에서는 ‘반딧불이’ 등을 비롯한 친반기문계 조직들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반 총장이 내달 15일쯤 고향인 음성을 방문해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라는 설이 급속도로 퍼지며 여러 형태의 조직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역의 한 정객은 “현직 의원들은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꼼꼼한 정치적 계산을 마친 후 일시에 움직여 자기 자리를 차지한다. 정당 정치의 습성상 언제, 어떻게 조직에 합류하느냐가 정치 생명을 좌우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어쨌거나 새누리당은 분당했다. 반 총장이 둘 중 어느 곳으로 갈지 아니면 제3의 정당과 손을 잡을지 아직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직자가 미리부터 줄서기를 하는 모습은 정강과 정책이 우선돼야하는 정당 정치와 맞지 않는다. 무조건 반기문은 그동안 무조건 찍어주고 후회한 구태가 되풀이 될 수 있다.

    충청권에서 한 번도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나 대통령에 나오고 동네 사람이라고 무조건 찍어줘서는 안 된다.

    반 총장도 이런 부분을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선에 출마한다면 전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명분과 정책을 제시할 것이다. 또 그래야만 승산이 있다.

    줄서기는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