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환경보전사업’ 진행…어린이 1000여명 동원 기념촬영 ‘뒷말 무성’
  • ▲ 국제라이온스협회 충북지구가 16일 청주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 일원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가졌다.ⓒ충북라이온스협회
    ▲ 국제라이온스협회 충북지구가 16일 청주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 일원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가졌다.ⓒ충북라이온스협회

    지난 16일 충북 청주 무심천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클럽 356-D(충북)지구가 밥 콜루L(Bob Corlew·미국) 국제회장의 첫 충북방문을 기념해 가진 행사에 어린이 1000여명을 동원해 ‘전시성 행사’라는 비난의 소리가 높다.

    특히 당일 어린이들을 2시간 동안 추위에 떨게해 물의를 빚고 있다.

    충북라이온스클럽에 따르면 이날 청주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국제라이온스클럽 356-D(충북)지구 무심천 환경보전사업’을 진행했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충북라이온스클럽가 밥 콜루L 국제회장을 초대해 성대한 개회식과 무심천 일대 청소봉사를 계획했고 이날 행사장에는 최충진 충북국제라이온스클럽 회장과 김양희 충북도의장, 이승훈 청주시장, 장선배 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사)충북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어린이집 어린이와 교사 등 1000여명이 행사 의도와는 달리 기념촬영을 위해 동원됐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충북어린이집연합회가 청주지역 100여개 어린이집에 어린이 대상 참가신청 공문을 발송했고 어린이집은 ‘환경 보전’이라는 취지에 공감하고 참가한 것.

    이날 공식행사 시간은 오전 10시30분이었으나 행사가 20여분이나 지연되며 많은 아이들이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당일 야외날씨는 아이들이 감내하기 다소 버거울 만큼 추위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찾은 내빈들의 인사말이 쉽사리 끝날 줄 모르며 개회식이 오전 11시30분이 넘어서야 마칠 수 있었다.

    특히 행사관계자들은 추위에 떨고 있는 어린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회식이 끝난 뒤에도 기념촬영을 위해 20여분을 더 기다리게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결국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본연의 취지였던 ‘쓰레기 줍기’는 정작 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다.

    이날 아이들을 인솔하고 행사에 참여한 한 어린이집 교사는 “이럴거면 왜 아이들을 동원했느냐”며 볼멘소리를 쏟아냈고 “아이들이 추위에 떨며 배고프다고 졸라 할 수 없이 돌아왔다”고 비난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애들이 무슨 죄가 있어 추위로 떨어야 했느냐”며 “많은 아이들이 무슨 기념사진 찍기에라도 동원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행사를 지켜봤던 한 시민은 “행사를 주관한 라이온스 회원들도 카메라 앵글 안에서만 쓰레기를 주웠다”고 전하면서 “앵글 밖에 있던 인원은 거의 대부분 놀거나 차로 돌아가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며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처럼 큰 규모의 행사를 처음 접하다 보니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에 시민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일기예보와 달리 갑작스런 추위로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 어린들을 참석토록 충북어린이집연합회가 청주시내 소재 어린이집들에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해 충북어린이집연합회 측에 협조요청이라도 했느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충북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와 서로 상의하에 이뤄 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행사로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이용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국제라이온스클럽 관계자들과 충북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들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사죄와 함께 각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