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의 ‘불참’ 통보로 무산 위기에 처한 청주공항 항공정비사업(MRO)에 대해 앞으로의 대안과 책임추궁 목소리가 충북도 안팎에서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공동 사업자로 참여한 청주시의 대응은 너무 안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청주시가 공동으로 추진한 청주공항 MRO사업은 경제시장을 내세웠던 이승훈 청주시장의 제1공약 사업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도 170여억원이나 된다고 알려졌다.
지난 7월에만 해도 이 시장은 MRO사업 지구인 에어로폴리스 이주민 들에게 “에어로폴리스 2지구 조성사업은 충북도와 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추진하는 청주시 미래 전략사업으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아시아나항공의 불참 선언이후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한 MRO사업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이시종 도지사와 전상헌 경자청장에게만 집중 됐다.
충북도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MRO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전반에 대한 조사와 그에 따른 책임 추궁을 하겠다며 9일 본회의 상정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타당성 부족’ 이유를 들어 같은 당의 이 지사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며 방어전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와 더민주 충북도당도 당 차원에서 잇따라 성명을 내며 ‘공격과 방어’에 열중이다.
7일에는 시민사회단체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국토부)와 아시아나항공에 책임을 묻고 충북도에 대안책 마련을 촉구하며 금호그룹 불매 운동까지 벌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와중에 유독 청주시와 이승훈 시장측은 ‘남의 일’인 듯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도의회처럼 집행부의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견제해야할 시의회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청주시의회 다수당인 새누리 소속 A의원은 “같은 당 소속인 시장을 향해 도의회처럼 특위 구성 등 강한 움직임은 없는 것 같다”며 “임시회가 열리면 5분 발언에서 짚어 볼 수는 있을 것”이라며 소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더민주 소속 B의원도 “MRO사업 좌초에 대한 책임 추궁을 강하게 하다보면 같은 당인 이시종 지사를 공격하는 꼴”이라며 미온적 태도를 취했다.
이들의 입장은 ‘도민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던 MRO사업의 실패에 대한 조사와 분석보다는 상급 기관인 충북도와 소속 정당의 이해타산에만 젖어 있는 모습이다.
성안길에서 만난 한 시민은 “MRO사업 실패 같은 지역의 대표적인 현안문제를 앞에 두고 단체장과의 정치적 관계에 얽매이는 것을 보면 시의원들의 존재가 새삼 무색해진다”며 “시나 군의원은 정당의 공천 없이 순수한 지역 일꾼으로 뽑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