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박규홍 시사칼럼] 해빙기 ‘빙폭’같은 北韓, 모두 통일에 대비하자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6-09-05 09:17 | 수정 2016-09-05 15:01

▲ 박규홍 서원대 명예교수.ⓒ서원대

 

한 겨울의 폭포는 흘러내리는 물이 얼어붙어서 ‘빙폭’이 된다. 봄이 오면 겨우내 꽁꽁 얼어있던 빙폭이 녹으면서 폭포수가 다시 흘러내린다. 해빙기의 빙폭은 안쪽부터 녹는다. 겉은 멀쩡하게 빙폭 모양을 유지하지만 안쪽부터 조금씩 녹아내리다가 어느 시점에 폭포에 매달린 고드름과 함께 바깥쪽 얼음이 와르르 무너져 빙폭이 사라지고 원래대로 폭포수가 흘러내린다.

지금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혹독한 겨울을 지나면서 꽁꽁 얼었던 빙폭이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일어나는 현상과 매우 닮았다.

지난 4월 초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여성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했다. 이후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과 몰타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탈북이 이어지고 이제는 북한 외교관 등 엘리트층의 탈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행렬은 대북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4월에 중국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여종업원들의 집단탈북 이후 봇물 터지듯 일어나고 있다. 당시 탈북한 한 여성은 “최근에 대북 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보고 희망이 있는 서울로 탈출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북한 엘리트 계층의 탈북 러시는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18세의 북한 수학영재의 망명 요청과 북한의 장성급 고위인사의 탈북, 지난 7월의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탈북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고, 지금도 알려지지 않은 고위층의 탈북이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소식통은 태영호 영국주재 공사가 망명한 시점인 지난 7월에 러시아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에 소재한 북한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탈북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최근 함경북도 도당에 근무하던 여성 간부가 아들과 함께  탈북해 중국의 안전지대에서 3국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무역대표부에서 근무하다 지난 7월 탈북한 북한 외교관은 1등 서기관으로 상당한 규모의 대표부 보유 자금을 챙겨 부인과 자녀와 함께 탈북한 뒤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은 북한 무역성에서 파견돼 무역 관련 업무와 함께 북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 보내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인데,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조달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잇따르면서 내부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이른바 ‘공포정치’를 강화하며 체제 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4월 중국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탈북하자 책임자들의 잘못을 물어 공개 처형하는 등 올 들어서만 약 60여명의 탈북민 가족과 탈북 브로커, 주민들을 공개 처형했다고 소식통은 전한다.

또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혁명화 교육에 보내고 김용진 내각부총리를 태도불량을 이유로 처형하는 등 핵심 간부들을 겨냥한 공포정치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36년만의 노동당 대회와 23년만의 청년동맹 대회 등을 개최하는 등 안팎의 이탈을 막기 위해 내부 통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북한 상황을 보면서 그런 폭정이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는 역사적 사실을 생각해본다. 그래서 김정은의 폭정도 오래가지는 않을 거라는 예측을 하게 된다. 후삼국시대 태봉국의 궁예가 그러했고, 조선조의 연산군이 그러했으며, 중국을 처음 천하 통일했던 진나라도 그러했다. 폭정을 일삼은 절대 권력은 해빙기에 빙폭이 사라지듯 반드시 어느 순간에 무너졌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예측이다.

그럼에도 일부 국내 학자들은 핵무기와 막강한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이 허무하게 갑자기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참혹한 희생도 아랑곳하지 않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같은 독재자도 여태 건재 하는데, 강력한 국가체제로 절대 왕권을 쥐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쉽게 무너진다는 것은 너무 섣부른 예측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또 야권과 진보진영 인사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북측의 도발에 대비한 최소의 방어수단으로 결정한 사드배치에도 반대하고 있다. 국가 의전서열 2인자인 국회의장도 사드배치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고, 성주지역에 배치하는 사드에 옆 동네인 김천 지역 정치인과 주민들이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정녕 이들은 나라의 안보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지역 이기주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100년 전에 힘이 없어 잃었던 나라를 70년 전에 남의 힘으로 겨우 되찾아서 온 국민이 땀 흘리고 노력하여 겨우 여기까지 이뤄 놓은 풍요와 번영을 튼튼한 한미 안보 동맹이 없이도, 사드와 같은 최소한의 방어수단 없이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건가?

미국이 우리나라에 무얼 조금만 어떻게 하면 게거품 물고 반대하거나 미국을 성토했던 사람들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중국의 무례한 언행에는 꿀 먹은 벙어리이다. 미국을 내버려두고 중국 바짓가랑이만 잘 잡고 있으면 우리나라가 먹고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을 거라던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발언이 그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건지 묻고자 한다.

또 내편 네편 갈라서기에 익숙한 그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묻고자 한다. 그러면 미국이 우리 편일까? 중국이 우리 편일까? 북한은 해빙기의 빙폭 같은 현상을 보이는데도, 북한에 분명 봄이 오고 있는 징후가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고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는 연초에 탄허스님의 예언을 바탕으로 통일에 대한 글을 본란에 썼었다. 필자는 아직도 탄허스님의 그 예언이 예사롭지 않고, 오히려 현재의 북한 상황이 점점 더 그 예언에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알파고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을 단계에 이른 21세기임에도 미래를 명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북한 급변 사태와 통일에 대비한 플랜 A, B, C, D를 주도면밀하게 준비하는 일이다. 국민 모두의 힘을 모아 통일에 대비하는 일이다. 아무리 부인하고 의심해도 오래지 않아 반드시 통일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전·충청·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