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표류한 도시철도 2호선… 시민은 기다렸고, 정치는 책임만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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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태 선임기자/ 보건학박사. ⓒ뉴데일리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지연 가능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거세다.더불어민주당은 "민선 8기의 안일한 행정이 부른 예고된 실패"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무책임한 정치 공세이다"며 맞섰다. 토지 보상과 시운전, 안전 검증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하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정치권과 다르다.시민들은 누가 더 큰 책임이 있는지보다 왜 대전만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특정 시장의 사업이 아니다. 특정 정당의 성과도 아니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대전의 숙원사업이다.문제는 그 긴 시간 동안 정책은 이어지지 않았고 정치만 반복됐다는 점이다.대전과 광주는 비슷한 시기에 도시철도 1호선을 출발했다. 당시 대전은 국비 확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역 정치권의 노력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 두 도시의 궤적은 완전히 달라졌다.광주는 도시철도망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반면 대전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교통정책도 흔들렸다.자기부상열차가 등장했다 사라졌고, 고가철도 논의가 반복됐다. 트램과 BRT를 둘러싼 논쟁은 수년간 이어졌다. 정책은 바뀌고 용역은 반복됐지만 시민이 체감할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권선택 시장 시절 트램 추진의 기초가 마련됐고, 허태정 시장 시절에는 기본계획과 해외 사례 검토가 진행됐으며, 이후 이장우 시장 체제에서 착공과 본격 공사가 시작됐다.결국 트램은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여러 행정의 축적물이다.그럼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누가 시작했는가'와 '누가 지연시켰는가'를 두고 싸우고 있다.정작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왜 대전은 30년 동안 도시철도 하나를 완성하지 못했는가.왜 시민들은 선거 때마다 같은 약속을 들어야 하는가.왜 행정은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가.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트램 논란은 또 다른 정치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더 우려스러운 것은 정치권이 습관처럼 사용하는 "시민 여러분"이라는 표현이다.시장도, 정치인도, 정당도 중요한 발표 때마다 시민을 말한다.그러나 그 시민은 누구인가.정치적 홍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시민인가.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소환되는 시민인가.아니면 수년째 공사 소음과 교통 불편을 견디며 세금을 내고 기다리는 실제 시민인가.중국 고전 『도덕경』에는 “공을 이루고도 그 공을 차지하지 않는다(功成而不居)”는 말이 있다.진정한 지도자는 공을 독점하지 않고, 실패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지도 않는다. 시민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자신을 뒤로 물린다.하지만 지금 대전 정치권의 모습은 어떤가.성과는 자신의 업적으로 포장하고, 문제는 전임자에게 돌린다. 시민은 정책의 주인이 아니라 정치적 수사 속 장식어처럼 소비되고 있다.트램 개통이 1년 늦어지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행정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다.도시의 경쟁력은 철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책의 일관성과 행정의 연속성, 그리고 책임지는 정치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대전은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잃었다.이제 시민들은 누가 옳은지보다 누가 끝까지 책임질 것인지를 보고 있다.트램의 진짜 종착역은 개통식장이 아니다.정치의 언어를 넘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