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수출하고 인재를 키우는 ‘대한민국 농업수도’ 비전 모색
-
- ▲ 왼쪽부터 김성호팀장, 임성호주무관,ⓒ김경태기자
농촌 고령화와 인력난,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이 된 시대. 충남 부여군이 해외농업개발사업을 통해 새로운 농업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한 국제교류를 넘어 농업기술을 수출하고, 지역 농업의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특히 이용우 당선인이 제시한 ‘대한민국 농업수도 부여’ 비전과 맞물리면서 해외농업개발사업은 지역 농업의 미래를 가늠할 핵심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부여군 농업정책과 해외농업개발팀은 현재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벼 재배와 씨감자 생산, 농업기술 교육, 농기계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기술 협력과 현장 중심 지원으로 현지 정부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시설보다 기술… ‘지원’ 아닌 ‘자립’ 모델김성호 해외농업개발팀장은 “많은 국제 원조사업이 시설 지원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현지에 필요한 것은 시설보다 스스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이다”라고 말했다.이어 “부여군은 재배기술 전수와 연수생 교육, 현장 실습을 병행하며 자립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부여군은 우즈베키스탄 농업인들을 초청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쌀전업농 등 지역 농업인들이 현지를 직접 찾아 영농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김 팀장은 “사업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며 “작지만 끊기지 않는 협력이 현지 정부가 부여군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
- ▲ 부여군 농업정책과 해외농업개발팀은 현재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벼 재배와 씨감자 생산, 농업기술 교육, 농기계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부여군
◇ 농업기술 수출,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로 연결해외농업개발사업은 지역 농업인과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우즈베키스탄에서는 시설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노지 재배 중심의 농업 구조로 인해 농산물이 특정 시기에 집중 출하되면서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이다. 생산 시기 조절과 안정적인 수급 관리가 가능한 한국형 시설하우스는 현지 농업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부여군은 관내 시설자재 업체와 함께 하우스 설치 사업을 검토했지만 물류비 상승 등의 문제로 사업 시기를 조정한 상태다.김 팀장은 “버섯 재배시설과 시설하우스는 현지 수요가 높은 분야이다”며 “농업기술이 보급되면 한국 농기계와 농자재 수요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장기적으로는 지역 농기계·농자재 기업들의 해외 진출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농업기술교육원, 세계 농업인을 부여로부여군은 해외농업개발사업을 더욱 체계화하기 위해 국제농업기술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충남도의 농업교육 역량과 부여군의 현장 경험을 결합해 세계 농업인을 양성하는 교육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며,현재 기본 용역은 마무리된 상태이며, 향후 국비 확보가 사업 추진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김 팀장은 “우선 농업기술센터 내에 국제농업기술교육원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농업인들이 부여를 찾아 배우는 국제 교육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 ▲ 2024 농업연수생 연수사진.ⓒ부여군
◇ “농업수도는 생산지가 아닌 미래를 키우는 플랫폼”이용우 당선인이 제시한 ‘대한민국 농업수도 부여’ 비전은 단순히 전국 최고 수준의 농산물 생산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 시장 개방 확대 등 한국 농업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김성호 팀장은 “지금까지 농업이 생산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술과 교육, 인력과 시장을 연결하는 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해외농업개발사업은 부여 농업의 경쟁력을 세계로 확장하는 출발점이다”고 말했다.특히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은 농업기술 수출, 농기계·농자재 수출, 전문인력 양성, 해외시장 개척으로 이어지는 미래형 농업 플랫폼 구축의 기반이 되고 있다.임성호 주무관은 “농업수도는 생산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세계 농업인들이 부여를 찾아 배우고, 부여의 기술이 해외 농업 현장에 뿌리내릴 때 비로소 진정한 농업수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5년 후에는 국제농업기술교육원을 중심으로 해외 농업인과 연수생들이 부여를 찾고, 지역 농업인과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다”며 “부여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농업협력의 거점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농업외교가 만드는 새로운 농업수도의 길부여군의 해외농업개발사업은 단순한 원조사업이 아니다. 기술을 수출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시장을 연결하는 농업외교의 실험이다. 농업수도를 생산량이 아닌 기술과 교육, 국제협력의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한편,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작된 작은 협력이 향후 아시아 농업협력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해외농업개발사업이 지역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다면 ‘대한민국 농업수도 부여’는 행정 구호를 넘어 한국 농업의 미래 모델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