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아시아나항공의 청주국제공항 MRO사업 ‘불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 사업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충북도의원 등 일각에서는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경질과 함께 MRO사업을 “백지 단계부터 다시 검토해야 된다”며 2009년부터 시작된 사업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MRO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오던 경자청에 대한 일단의 징계조치와 조직 재정비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RO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MRO사업의 특성상 대형 항공사와 함께 추진하기 위해 한국항공산업(KAI)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과의 동반 추진을 진행하다가 실패를 겪은 충북도로서는 다음 파트너를 찾을 것인지,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할 것인지 뚜렷한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29일 브리핑에서 이 지사는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국내외의 다른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회사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물론 KAI와 결별 후 1달 만에 아시아나항공과 손을 잡은 것처럼 서두르다가는 또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아시아나항공 급의 대형 항공사가 없다”며 “해외에서 찾는다면 중국의 대형 항공사나 미국의 대형 항공 부품사 정도가 참여해야 MRO사업의 취지와 맞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은 사드발 역풍으로 인해 시기가 좋지 않고 미국의 대형 기업들은 청주공항의 입지 조건을 우리 생각만큼 후하게 쳐주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지사를 비롯한 사업 추진단이 재계와 얼마만큼의 관계를 갖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항공 관련 사업은 세계무대를 상대로 추진돼야 하는데 충북지역에서 얼마만큼의 인적 인프라를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낙담했다.
한편 이 지사는 “사업범위를 MRO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항공물류, 항공서비스, 항공부품제조업 등 전반적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사업 방향의 전환 가능성을 내비치도 했다.
-
그동안 도와 경자청, 청주시는 에어로폴리스 2지구에 스타항공우주, 세원코리아를 비롯한 5개 기업과 685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스페이스솔루션, ㈜한얼시스템, ㈜세진항공 등 3개 기업이 동참해 총 8개 기업(1235억원, 13만5400㎡)의 투자유치를 얻어 냈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투자협약은 ‘아시아나항공의 참여’를 전제로 맺어졌기 때문에 투자 유치 실현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또한 사업 방향을 전환한다면 부지 조성을 시작한 청주공항 인근의 에어로폴리스 1·2지구에 대한 효용성 문제도 제기된다.
경자청은 청주공항 인근 47만여㎡의 부지에 1569억원을 투입해 계류장·격납고·저류시설이 들어설 1지구(15만3천86㎡)와 산업시설이 들어설 2지구(32만627㎡)를 조성해 왔다.
지금까지 부지 조성 사업비로 약 246억원 가량 투입된 에어로폴리스의 분양가는 3.3㎡당 100만원 가량으로 비싼 편이어서 입주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도는 이 부지에의 활성화를 위해 천안~청주국제공항 간 복선전철 사업과 연계추진하고 일부 유상임대 또는 분양 등의 방법으로 투자비의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불참으로 인해 책임자 경질과 함께 에어로폴리스 활용 방안을 비롯한 MRO사업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설정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