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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청주국제공항MRO사업 불참’ 선언이후 사업을 주관하던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등은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간 듯 ‘난감함’이 역력했다.
또한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터진 ‘대형사고’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촉발된 이시종 지사의 ‘3선 도전’ 발언과 맞물려 이 지사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는 여론이다.
29일 오전 이시종 지사는 26일 전달된 ‘아시아나항공 불참’에 대한 청주공항MRO 사업 관련 기자 회견에 직접 나서며 진화 아닌 진화에 나섰으나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곧바로 ‘책임론’을 앞세워 기자회견을 열며 이 지사를 압박했다.
비록 이 지사는 “아시아나항공 없이도 더 크게 사업을 확장해 추진하겠다”고 앞으로의 대책을 설명했지만 수긍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KAI가 경남 사천으로 가면서 이미 MRO사업은 물 건너 간 것”이라고 혹평하며 “처음부터 사업의지가 없어 보이던 아시아나항공에 너무 기대고 있다가 당한 꼴”이라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청주공항 MRO사업은 2009년 12월 국토부가 청주공항을 항공정비시범단지로 단독 지정하며 비로소 시작됐다.
곧바로 충북도는 KAI(한국항공산업)과 MOU를 맺고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같은 해 청주공항 인근에 토지 매입을 위한 비용을 확보하고 국방부와 교환까지 완료하며 에어로폴리스 1·2지구 부지 개발에 착수했다.
더구나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적극지원을 약속하며 지식경제부와 국토부 등이 ‘유망거점지역’지정을 약속 하는 등 초기사업은 순항했다.
그러나 2014년 12월 KAI가 경남 사천과 손을 맞잡으며 도와 경자청은 급히 아시아나항공과 MOU를 체결하며 사업 파트너를 바꿨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청주공항MRO사업의 ‘희망’이 됐으나 지난해 그룹 회장단의 재검토 지시이후 아무런 성과도 없다가 급기야 ‘불참’ 통보를 내리며 충북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말았다.
문제는 그동안 추진해온 에어로폴리스 부지에 벌써 수백억이 투입돼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경우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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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폴리스는 청주공항 인근에 1지구(15만3천86㎡)와 2지구(32만627㎡)로 나뉘어 개발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186억7900만원이 투입됐고 올해 279억2100만원의 예산이 편성돼 집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모두 3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에어로폴리스 지구를 항공 관련 복합산업단지로 특화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거나 국가 특별지원을 받는 지방산업단지로 조성하고 청주공항의 국제노선을 확대하고 활주로를 연장해 달라고 국토부 등 중앙부처에 강력 건의하겠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동안 청주공항MRO 사업에 투자를 약속한 1000억대의 기업 유치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 해졌다.
그동안 도는 에어로폴리스 2지구에 스타항공우주, 세원코리아를 비롯한 5개 기업과 685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스페이스솔루션, ㈜한얼시스템, ㈜세진항공 등 3개 기업이 동참해 총 8개기업(1235억원, 13만5400㎡)의 투자유치를 얻어 냈었다.
물론 이 지사의 계획대로 아시아나항공이 없이도 청주공항MRO 사업은 계속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점유한 MRO사업은 수 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한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며 소규모 기업체들 몇몇으로는 불가능한 사업이다.
충북은 MRO사업을 추진하며 KAI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두 번의 실패를 맛보게 됐다. 세 번째 파트너는 있는지, 사업 자체를 포기할는지는 3선을 내다보고 있는 이 지사의 ‘공과’를 가늠할 잣대로 평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