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북한 두둔 방치할 수 없다.
  • ▲ 소설가 최종웅.ⓒ김정원기자
    ▲ 소설가 최종웅.ⓒ김정원기자


    최백수는 북한 여종업윈의 탈북이 자유로운 의사인지 여부를 묻겠다는 민변의 구제신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도대체 뭐가 뭔지 분간이 잘 안 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을 만큼 인권이 가장 열악한 집단이란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북한의 우방이라는 중국이나 러시아까지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단지 김정은을 대하는 태도가 불손하다는 이유만으로 고모부를 처형하는 사회다. 그러니 일반인의 인권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독재국가가 핵까지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술에 취해 날뛰는 흉악범이 총을 가진 것처럼 무서운 일이다. 그 핵은 당연히 대한민국을 겨냥할 것이고, 체제에 저항하는 세력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 남기위해서는 김정은 일당에게 무조건 복종하거나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불구덩이에서 탈출하는 인간의 본능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북한의 인권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탈출을 돕기 위한 운동이 세계 각국으로 번지고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그런데 살기위해 탈북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북한을 이길 수도 있다는 희망이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든다.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도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는 세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이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힘으로 할 수도 없고, 돈으로 달랠 수도 없는 집단이다.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북한정권을 싸우지도 않고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방법을 탈북민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스스로 무너지는 자멸이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우린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그 희망의 싹이 잘 클 수 있도록 물도 주고 거름도 주면서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려고 하는 참이다,

    문제는 그 소중한 싹을 북한 정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자르려고 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런 일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미치지 않고는 누구도 할 수가 없다. 이것은 마치 초상집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있다. 마치 잔칫집에 가서 곡을 하는 것처럼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그런 사람은 우리와 같이 살 수가 없다. 적을 이롭게 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공격으로 수백만 명이 살상당했다면 우린 분명 초상집이다.

    초상집도 보통 초상집이 아니다. 줄초상이 난 것이다. 얼마나 망극한 일인가? 그런데 누가 이 망극한 초상집에 와서 노래를 부른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잘 타일러서 내보내야할 것이다.

    말로 해서 듣지 않으면 몽둥이 뜸질이라도 할 수밖에  없다. 몽둥이로도 안 들으면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 그래도 안 되면 교도소로 보내는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초상집이 술집이 될 것이다. 술집이 되면 왜 우리가 초상을 당했는지, 비슷한 초상을 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개판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가 바로 그런 처지에 처해 있다. 우린 초상집과 같은 분위기에서 북한의 핵에 대비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도 살까 말까 한 상황이다. 그런데 6,25가 미군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주장을 하는가 하면, 탈북이 인간 생지옥을 탈출하기 위한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 국정원의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기가 막힌 일이다. 초상집에 와서 노래를 부르는 정도가 아니다. 관을 열고 시신을 꺼내 난도질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백수는 여기까지 생각을 하다가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내쉰다.

    만약에 북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대한민국을 탈남해서 북한 당국에 보호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가 자유의사로 탈남했는지 여부를 가려달라는 재판을 청구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북한은 어떻게 할까?

    재판을 통해 자유의사를 가릴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당장에 총살시켜버릴 것이다. 일족을 멸할 것이다. 이게 바로 남과 북의 차이다. 이런 차이는 어떻게 현실로 나타날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