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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3총선에서 촉발된 이해찬 의원(무소속 세종)의 ‘KTX세종역’ 공약으로 인해 충북도와 세종시의 갈등이 폭발했다.
도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충북도-세종시 상생협력 업무협약식’을 취소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협약은 충북도와 세종시간에 충남 보령~경북 울진 간 동서5축 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한 두 기관간 공조체계 구축을 위해 마련 됐었다.
그러나 4·13총선 직후 이춘희 세종시장이 이해찬 의원의 ‘KTX세종역’ 신설 공약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히며 인접한 두 시·도는 협력 아닌 경쟁의 대상이 돼 버렸다.
‘KTX세종역’은 오송역에서 불과 15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오송역은 호남선 분기점과 함께 충청·세종의 관문역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오며 연인원 40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청주시는 오송역 주변에 ‘국립철도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같은 도내의 제천시와 경쟁을 벌여 도 후보지로 선정됐으며 ‘오송역세권 개발’은 이승훈 청주시장의 핵심 공약가운데 하나로 적극적인 사업추진중이다.
한마디로 ‘KTX오송역’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충북에서 떠오르는 ‘노른자위’ 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KTX세종역’ 신설은 충북도에 대한 세종시의 강한 도발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세종시는 자기 지역의 개발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변할 수 있으나 인접한 오송역의 위상저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지역의 위축 등으로 볼 때 지역 이기주의로 비춰진다는 것이 지역의 여론이다.
충북의 정치권도 지난 총선 때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KTX세종역’ 설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시민단체들도 합류하며 충북지역의 이슈가 돼 버렸다.
이런 와중에 오래전에 약속한 ‘협약식’의 무용론이 대두되면서 충북도와 세종시는 결국 등을 돌리고 말았다.
도 관계자는 “세종역 설치 주장은 충청권의 합의 정신을 외면하고 공조와 상생발전이라는 큰 틀을 스스로 깨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세종시가 먼저 협약을 제안해 도가 수용했었지만 세종역 신설 갈등 문제가 정리된 후에 다시 업무협약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