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정치에 미래는 있는가?
국민들은 13일 치러지는 제20대 총선과 관련, 대한민국 정치에 거는 희망과 기대는 더 이상 ‘연목구어(緣木求魚)’가 아니기를 갈망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더 이상 희망을 걸 수 없을 만큼 ‘정치혐오(政治嫌惡)·냉소’가 심각하기 때문이다.역대 최악의 국회로 비판을 받아온 19대 국회는 국회의원의 질이 가장 저급하고 무능·무책임한 국회로 실망만 안겨줬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섰다.
여야를 막론하고 20대 총선의 공천갈등 및 공천파동에서 보여준 것은 막장드라마였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충돌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玉璽)투쟁’, 결근 이틀 만에 돌아온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위 대표의 ‘셀프 2번 공천’ 등은 마치 ‘정치 끝판’을 보는 듯 했다.
그나마 한 가닥 실낱같이 기대했던 공정한 공천은 오만한 ‘김종인의 바지사장’, ‘이한구의 하청논란’ 등으로 사라졌고 계파(系派)간 힘겨루기와 야합, 그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까지 가는 등 후보등록 마지막 날까지 국민들에 보여준 것은 지리멸멸하고 후진적인 정치 끝판, 추한 몰골의 민낯만 고스란히 보여줬다.
국민들은 아우성이다. ‘먹고살기 정말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기업의 수출은 곤두박질치고, 가게의 매출은 뚝뚝 떨어지고, 도심의 상가에는 ‘임대’ 글씨가 큼지막하게 내걸린 빈 점포가 널려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도 일상적인 말이 됐다. 그야말로 재수, 삼수는 기본인 ‘청년백수’가 늘어만 가고 있다.
‘노인 한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희망의 노래는 사라졌다. ‘노후파산’이 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그나마 불편한 몸으로 거리에서 종이상자를 줍는 일조차 쉽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의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적, 사회적, 계층적 갈등은 감소하기는커녕 점점 골만 깊어가고 있다.
14일 간의 ‘총성 없는 전쟁’은 끝났지만 각 정당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은 포퓰리즘으로 과대 포장됐고 상대 후보를 헐뜯는 네거티브는 고질병처럼 돼 가고 있다. 정책대결은 사라지고 상대를 내려 앉혀야 내가 사는 그야말로 상대를 피투성이로 물어뜯지 않으면 안 되는 마치 ‘투견장’을 방불케 한다.
왜 우리 정치는 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일보전진’을 하지 못하고 거꾸로 가고 있는가?
이젠 국민들이 달라져야 한다.대한민국은 지금 경제·안보위기에다 국제정세까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최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원산에서 장사정포 100여문을 동원, “서울을 짓뭉개 버리겠다. 청와대 불바다”를 운운하는 등 협박하고 있다. 일본도 틈만 있으면 고질적인 역사왜곡으로 갈등을 끊임없이 일으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의 상처에 소금을 끼얹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내년 12월 20일 치러지는 19대 대통령선거와 맞물린 전초전인 20대 총선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대의민주주의(大議民主主義)’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13일 투표장에 나가 최선의 후보가 아니라면 차선의 후보라도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들의 참정권 포기는 한국 정치를 더 후진적으로 몰아가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선량(選良)’에게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국운(國運)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나가 투표를 통해 무서운 심판을 내려야 한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한 일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포퓰리즘과 네거티브, 거짓말을 일삼는 함량미달 후보를 가려내 퇴출시켜야 한다. 국민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정치인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아예 없도록 혹독한 ‘유권자 정치혁명’을 이룩하자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투표혁명을 통해 대한민국을 다시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대 총선에서 유권자에게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하겠다.
‘13일, 투표로 선거혁명을 이뤄내자.’
김정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