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의 시도, 4번의 유산…그리고 ‘찰떡순’의 우렁찬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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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경희씨 가족이 퇴원하는 2일 유씨 가족과 이문수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순천향대천안병원
"혹시 이번에도 안 되는 건 아닐까…"그 긴 시간 동안, 유경희 씨는 수없이 마음을 다잡고,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결혼 후 첫 임신에 성공했을 때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먼저 찾아왔다. 그리고 결국 그 아기는 세 달 만에 하늘나라로 떠나야 했다.2007년 결혼, 그리고 2025년 출산.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녀는 50차례가 넘는 시험관 시술과 4번의 유산을 겪었다.그 여정 속에서 남편 신동석 씨와 함께 수많은 절망과 좌절을 이겨내야 했다.지쳐 쓰러지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아기를 품겠다는 간절함 하나로 다시 일어섰다.그리고 올해 초, 또 한 번의 기적이 찾아왔다.병원은 말렸다. 고령 임신에 자궁근종, S단백 결핍, 항인지질항체증후군까지.유경희 씨의 몸은 출산을 감당하기에 너무 많은 위험을 안고 있었다.특히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은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유산 확률이 매우 높은 고위험 질환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기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굳게 다졌다.그리고 이 결심에 함께한 이들이 있었다.바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이다.김윤숙 교수와 의료진은 출산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정밀 검진과 맞춤 치료, 세심한 감정적 지지까지. 환자 한 명, 아기 한 명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그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2025년 9월 25일 오전 8시 5분.순천향대천안병원 분만실에 우렁찬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체중 2.2kg의 작지만 단단한 생명이 세상에 태어났다.태명은 ‘찰떡순’. 태몽에 등장한 찰떡처럼 꼭 달라붙어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와, 딸 ‘순(順)’자를 붙였다.유경희 씨는 아기를 품에 안고 말없이 한참을 울었다.“지금 이 모든 게 꿈만 같아요. 매일이 감사한 하루예요.”그녀는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오랜 기다림과 희망의 이야기가 난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가족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윤숙 교수는 “찰떡순이 태어나는 기적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고위험 산모들이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더욱 헌신하겠다”고 전했다.순천향대천안병원은 한 생명이 세상에 태어나는 그 기적의 순간을 함께하며, 단순한 치료를 넘어 삶의 희망을 되살리는 의료를 실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