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등 대형 가스폭발사고 계기 안전시스템·제도 개선효과” “가스안전관리자 항상 몇차례 확인하는 특별한 경각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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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재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광역본부장은 6일 “가스 사고의 70%는 취급 부주의 등 인적 오류에 의해 발생한다”고 밝혔다.이 본부장은 5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1일 강원 평창 가스충전소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사고 현장은 마치 전쟁터처럼 참혹했다. 충전소 직원이 벌크로리 차량에서 액화석유가스(LPG)를 충전한 뒤 로딩암을 차량에서 분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출발하면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크게 다치고 큰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그는 “평창 가스 폭발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 가보니 작업자 실수로 발생했다. 조사결과 운전원이 충전하는 과정에서 안전관리원 없이 혼자 로딩암을 빼지 않고 벌크로리를 5m 정도 이동시킨 것이 원인이었다. 평창 가스 폭발사고는 마치 차량 오발진 사고와 같다. 충전이 다 끝난 뒤 안전장치를 안전하게 해체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며 아쉬워했다.그러면서 “사고는 작업자가 무의식중에 출발하다 보니 폭발사고로 연결된 것”이라며 “가스충전 시 정전기를 제거하고 차량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임목을 이용했더라면 차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사실은 이런 안전조치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안전조치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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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2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날 밤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상가 건물 1층 식당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해 50대 남성 1명이 3도 화상을 입고 건물이 부서지고 주차된 차량 등 큰 피해를 보았다. 이렇듯 가스 폭발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가스 사용 시 안전주의와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이 본부장은 1994년 가스 폭발사고로 큰 피해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 아현동 가스 폭발사고(사망 12명, 가옥‧점포 73동 완파)와 101명이 사망한 1995년 4월 28일 대구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대구 도시철도 1호선 상인역 공사 현장) 사례를 제시했다.그는 “1995년에 발생한 아현동 가스 폭발사고와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는데, 아현동의 경우 가정집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정압기를 사용해 압력을 낮춰줘야 한다. 그런데 압력을 낮춰주는 정압기가 가스가 흐르는 과정에 스케일링이 발생해 밸브를 닫아주는 것이 고장이 났다. 정압기를 떼어서 보수하다가 가스가 계속 분출되는 바람에 지하에 가스가 찼고 점화원이 많다 보니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이어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사고도 백화점 신축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가스 배관을 굴착기가 찍었다. 그 옆에는 오수관이 있었는데 너무 낡아 부식된 상태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스 배관에서 샌 가스가 오수관을 타고 멀리 떨어진 지하철 공사장까지 가스가 가득 찬 것이다. 이것이 점화원과 접촉, 사고의 원인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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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같은 대형사고의 영향으로 안전시스템과 메뉴얼이 바뀌고 안전관리 조직 규모가 커지는 계기가 됐다. 제도보완으로 1996년에 가스안전공사의 SMS(Safety Management System, 종합적안전관리체계)가 강화되고, ‘산업안전보건공단의 PSM(Process Safety Management, 공정안전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제도가 바뀌고 매뉴얼을 갖췄다”며 “이제는 안전시스템과 메뉴얼이 정착이 되는 등 기술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귀띔했다.마지막으로 “사고 70%가 인적 오류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현장의 안전관리자는 항상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등 특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엔지니어 출신으로 석유화학 기업에 근무하다 1994년에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력직으로 입사한 이 본부장은 “최근 빈번하게 부주의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가스 안전은 아무리 ‘주의’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