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과 수채화 같은 西海를 한눈에 감상 [진경수의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여행] - 충남 서산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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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산(八峯山, 해발 362m)은 충남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양길리·금학리의 3개 마을에 접해 솟아 있다. 이 산은 마을을 병풍처럼 펼쳐 안은 형상으로, 하늘과 바다 사이에 놓인 여덟 개의 봉우리가 장관을 이룬다. 팔봉(八峯)이란 이름은 여덟 개의 봉우리가 줄지어 이어졌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이 산은 비록 낮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산과 수채화 같은 바다가 어우러져 숨 막힐 정도의 절경을 빚어내 서산9경 중 제5경으로 지정되었다. 기우제를 지내는 정기 어린 영산(靈山)이고, 이곳을 찾는 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 에너지로 가득 찬 명산(名山)이다.오늘의 산행코스는 ‘양길리 주차장~임도 갈림길~안부 쉼터~1봉~안부 쉼터~2봉~3봉(고스락)~4봉~5봉~6봉~7봉~8봉~임도~양길리 주차장’로 정한다.양길리주차장(서산시 팔봉면 팔봉산로 100)에 도착하여 팔봉산 등산로의 이정표 지시 방향으로 약 0.1㎞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좌측으로 등산로 입구와 우측으로 주차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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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입구에서 약 0.1㎞를 이동하여 화기물품보관소를 지나면 팔봉산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맞은편에 흙먼지털이기와 해충기피제 분사기가 설치되어 있다.소나무와 단풍나무가 울창한 터널 숲을 이루고, 그 아래로 폭넓은 등산로를 이동하면서 우측으로 한시가 적힌 시비를 지나 네거리 갈림길에 이른다. 이곳에서 등산로 입구 방향으로 짙은 청록의 숲길을 이동하는데 좌측으로 또 하나의 시비가 눈길을 끈다.‘홍엽만산을 이루니 모든 사람이 즐겁고, 팔봉산에 운해가 드리우니 세상에 고통이 사라지네(紅葉滿山之萬人樂 八峰山雲之世苦無).’라는 팔봉산산악회에서 세운 짧은 시구가 산행의 운치를 더한다.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단풍나무가 소나무 줄기를 포근하게 감싸는 조화로운 청록의 숲을 걸으면서 키 높이로 쌓아 올린 돌탑과 음용 부적합 거북샘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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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만한 숲길은 가파른 계단에 이어서 바윗길을 오르는 도중에 ‘발바닥 바위’를 만난다. 마치 두타제일 마하가섭이 부처님 열반하시고 늦게 도착하여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을 때, 관 주위를 돌며 스승의 남긴 뜻을 잘 이어가겠다고 맹세하자 관 밖으로 부처님의 두 발이 나타난 것과 같다.빗물처럼 쏟아지는 땀을 주체하지 못한 채 바윗길에 이어 계단을 오르자 안부 쉼터에 도착한다. 이곳은 양길리 주차장 기점 약 1.0㎞ 지점으로, 좌측으로 1봉, 우측으로 2봉이 각각 1.0㎞ 떨어져 있다.1봉을 향해 바위들이 자유분방하게 노니는 길을 오르면 커다란 바위들이 켜켜이 쌓여 있고, 1봉 고스락 돌(해발 210m)이 귀엽게 웃고 있다. 이곳에서 앞으로 진행할 2봉과 3봉, 그리고 서산의 들판과 바다를 한눈에 담아 본다.1봉을 감투봉 또는 노적봉이라고 하는데, 높은 벼슬에 오른 대감의 감투도 노적을 쌓아 올린 모양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부귀영화를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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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봉이 주는 풍광을 다 담지 못한 채 다시 1봉과 2봉 갈림길로 돌아와 0.1㎞ 떨어진 거리에 있는 2봉으로 향한다. 이 구간은 경사가 급하고 지형이 험준하여 이동 시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바윗길을 오르고 철제난간이 설치된 암릉을 오르고 나면 가파르게 치솟는 계단을 오른다. 계단 오르는 중간쯤에 우럭바위와 거북바위 안내판이 있고, 그 바위들은 고도를 높이면서 형상이 더 뚜렷해진다.용왕이 보낸 우럭이 팔봉산 경치에 반하여 돌아갈 날을 잊고 바위가 되었다는 우럭바위와 넘실거리는 푸른 파도를 보면서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듯 눈물을 글썽이는 거북바위를 한동안 넋 놓고 바라보며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계단 방향이 바뀌면서 팔봉산 1봉(감투봉) 안내문과 함께 감투봉을 조망한다. 난간이 설치된 암릉을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면 감투봉이 서해와 서산 들판과 함께 팔봉산 최고의 풍광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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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봉(0.2㎞)과 3봉(0.4㎞)의 이정표를 만나면서 2봉 도착이 다가왔음을 짐작한다. 낙랑장송(落落長松)과 어우러진 남근 바위를 지나 조금 더 3봉 방향으로 진행하면 코끼리 바위 등 즐비한 기암괴석들과 함께 2봉 고스락 돌(해발 270m)을 만난다.코끼리 바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앞은 남자 코끼리, 뒤는 여자 코끼리를 닮았다. 그래서 이 바위를 코끼리 부부 바위라고도 불린다.두더지게임처럼 울퉁불퉁 솟아오른 바윗돌 사이를 빠져나가 0.4㎞ 떨어진 3봉으로 향한다. 큰 칼로 내리쳐서 잘린 듯한 잘린바위,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신수(神獸) 모양의 해태바위를 지나 정자 쉼터에 이른다.잔뜩 달궈진 몸을 식힌 후 헬기장을 통과해 운암사지 갈림길을 지난다. 이곳에서 3봉까지는 0.25 밖에 남지 않았다. 숲속의 흙길과 바윗길을 이동한 후, 난간이 설치된 거친 바위산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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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면서 서해를 조망하고, 다시 난간이 설치된 바윗길을 오르면서 통천문과 같은 석문(石門)을 통과하여 지그재그로 계단을 오른다. 계단 중간쯤에서 팔봉의 수호신인 용(龍)이 살았다는 용굴(龍窟)을 지난다. 이 용굴을 계단을 통해 오를 수 있지만, 너무 좁아 우회 계단을 오른다.1·2봉과 바다와 들판이 어우러진 전경을 조망하면서 계단을 오르고 나니 조망이 탁 트인 너른 바위와 용굴을 통과해 오르는 계단을 발견한다. 우측 암봉으로 철제 다리를 건너 곧추선 계단을 오른 후 바위를 넘어 좁은 계단을 통해 안부로 내려간다.안부에서 지나온 암봉을 향해 다시 계단을 오르면 웅장한 바위 군락을 이루는 3봉(해바 361.5m)에 도착한다. 이곳은 기우제를 지낸 천제터(天祭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팔봉산 1, 2봉과 바다 및 농촌 풍경을 한눈에 담고, 4봉 이후의 능선이 쭉 이어지는 풍광을 조망한다. 수채화 같은 서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세상을 다 품을 만큼의 마음을 열리게 한다.3봉을 1봉에서 바라보면 힘센 용사의 어깨를 닮았다 하여 어깨봉이라고 하며, 이곳에 올라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면 기(氣)가 몸에 충만하여 활기가 넘치고 새 힘을 얻어 삶이 새롭게 변환될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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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봉에서 안부로 내려와 곧바로 계단을 통해 암봉에 오른 후 4봉으로 갈 수 있고, 안부에서 이정표의 지시 방향인 ‘하산로’로 계단을 통해 4봉으로 갈 수 있다. 전자 쪽을 선택해 4봉으로 향한다.암봉에 올라 3봉을 되돌아보니 마치 인절미를 썰어 쟁반 위에 쌓아 올린 모습이다. 이곳에서 바라본 서해가 손을 내밀면 닿을 것처럼 지척으로 느껴진다. 가파른 바윗길을 난간에 의지해 조심하게 내려선다.하행하는 암반 위에 자란 푸른 소나무들이 꿋꿋하게 뿌리를 박고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암릉을 내려서니 이정표가 4봉이 0.2㎞ 앞에 있다고 알린다. 돌길을 내려와 안부에 이르니 4봉이 0.15㎞이라고 알리고, 그 방향으로 바윗길을 올라 4봉 고스락(해발 330m)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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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봉에 도착하니 부드러운 유선형의 암봉이 돌고래 바위를 비롯해 여러 형상을 모양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푸른 하늘에 덩실덩실 떠 있는 뭉게구름처럼 3봉의 바위 고스락이 청록의 숲속에 떠 있어 금방 바람이 불면 출렁일 듯한 모습이다.4봉에서 바위들이 자연스럽게 형성한 계단을 밟고 내려와 4봉을 바라보니 수많은 세월에 걸쳐 퇴적물이 형성된 바위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4봉에 홀로 선 소나무가 지도자의 모습을 닮았다.8봉까지 이어진 산등성을 배경으로 하는 선바위에 올려진 작은 돌들은 지나간 등산객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급경사의 계단을 내려와서 안부에 이른다.4봉과 5봉이 각각 0.1㎞를 나타내는 이정표를 지나 바윗길을 오르는데 고도를 느낄 틈이 없이 완만한 등산로에 5봉의 고스락 돌(해발 290m)이 소나무 사이에서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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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길을 따라 산길을 걷고, 밧줄을 잡지 않아도 오를 수 있는 암릉을 오르면 등산로 한복판에 불쑥 올라온 암반 위에 팔봉산 6봉 고스락 돌(해발 300m)이 올라앉아 있다. 6봉을 오르면서 3, 4봉을 뚜렷하게 조망할 수 있다.6봉에서 암반 길과 굴참나무 및 소나무가 우거진 등산로를 이동하면서 곳곳에 세워진 바위를 지나 안부에 이른다. 이곳에서 7봉을 향해 0.1㎞를 더 오른다. 굴참나무 산길을 오르면서 시루떡 바위를 지나고 응급의료함을 지나면 제6봉처럼 암반 위에 팔봉산 7봉 고스락 돌(해발 295m)이 올라앉아 있다.7봉에서 바위 옆을 지나 내려가 안부 쉼터에서 숨을 고르고 수분을 섭취한다. 이곳에서 0.15㎞ 떨어진 팔봉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8봉을 향해 오른다. 8봉을 0.1를 남겨두고 어송주차장(2.0㎞)으로 가는 세거리를 지난다. 세거리를 지나 밧줄이 매달린 암릉을 오른다.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면 우뚝 솟은 3봉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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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과 통신중계시설 옆의 금강산(2.23㎞) 이정표를 스쳐 지나가서 소나무 숲길을 걷는다. 바위에 쌓아 올린 돌탑 옆에 세워진 서태사(0.3㎞) 갈림길의 이정표를 만난다. 바로 앞에 삼각점과 함께 8봉 고스락 돌(해발 319m)이 암반에 앉혀 있다.하산은 8봉 고스락 돌 앞에 선 다음, 이정표가 없는 우측으로 산길을 내려간다. 0.2㎞를 하행하면 3봉(0.7㎞)과 주차장(1.4㎞) 갈림길의 이정표를 지난다. 이곳에서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퍼즐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면 서태사(0.3㎞)와 어송주차장 갈림길의 이정표를 만난다.이곳에서 어송주차장 방향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어송주자창과 어송임도(양길주차장) 갈림길의 이정표를 만나 어송임도 방향으로 흙길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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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길을 0.2㎞ 정도 하행하면 어송임도를 만난다. 이곳에서 그늘진 바위 쉼터에 앉아 무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한다. 산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팔봉산의 절경을 접하고 한숨을 돌리니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이 떠오른다.태산은 흙과 돌이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여 높은 산을 이룬 것처럼, 바다가 작은 시냇물을 버리지 않고 다 품어 그 깊이를 능히 이룬 것처럼 만물을 다 포옹하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이다. 나이 육십이 넘도록 이런 화두를 해결하지 못했으니 언제쯤 이룰 것인지.이제 이곳에서 양길주차장까지 약 2.7㎞를 임도를 걷기 시작한다. 양길리주차장(2㎞)와 4봉(0.9㎞)의 이정표를 지나서 비스듬하게 내리막을 걷는다. 한차례 오르막길을 걷고, 팔봉면사무소(1.3㎞)와 양길리주차장(0.9㎞)의 이정표를 지나 임도갈림길을 만난다.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맑은 공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오는 공기를 마시며 등산로를 내려와 짧은 거리의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주차장에 도착해 산해(山海)가 어우러진 절경을 만끽하고 6.43㎞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