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의 主山·증평의 鎭山인 충북의 명산 [진경수의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여행] - 충북 진천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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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초평면 영구리에 위치한 두타산(頭陀山)은 진천군 초평면·증평군 도안면·증평읍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마치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해발 598m의 산이다.이 산은 진천의 주산(主山)이고 증평의 진산(鎭山)이며, 진천의 ‘상산8경’ 중의 하나인 고찰 영수사(靈水寺)를 산자락에 품고 있는 은은한 종소리와 함께 아름다움을 간직한 명산이다.두타산을 오를 때는 진천방향에서는 동잠교, 동잠교2, 붕어마을, 원융사, 원남저수지 등을 들머리로 삼을 수 있고, 증평방향에서는 공병대를 들머리로 삼는다.이번 산행은 동잠교를 들머리 삼아 ‘두타산 주차장~쉼터정자(두타정)~전망대~두타산 고스락~영수사 갈림길~영수사~큰길~두타산 주차장’ 코스로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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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산 주차장(충북 진천군 조평면 용정리 52)에 도착하여 영구리길에서 영수사 방향으로 약 200m 이동하면 ‘먼지 털이기’가 설치돼 있는 동잠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등산로 입구에서 완만한 경사의 산길을 오르면 짙게 물든 신록이 마음을 청정하게 한다. 산길 옆으로 송화(松花)를 잔뜩 머금은 소나무,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의 참나무, 흐드러진 꽃다발을 늘어트리고 있는 개옻나무, 보랏빛 향기가 만연한 붓꽃 등의 자연의 변화를 감상하며 걷는다.등산로 입구 기점 1.35km 지점에서 쉼터정자 두타정(頭陀亭)를 만난다. 두타산 쉼터정자의 특징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정자 내부에 등산객들이 식음료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을 마련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산행 중 곳곳마다 설치된 이정표가 각 코스별로 구체적인 거리가 적혀 있어 자신이 계획한 산행의 규모를 가늠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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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정을 출발하여 오르는 길은 주로 흙길이지만 간간이 자갈이 깔린 길도 걷는다. 등산로에는 응급구급약품을 비치하여 누구든지 쉽게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참나무가 주로 분포된 등산로를 오르던 중에 우측 방향으로 유달리 소나무 군락지가 있어 잠시 그 속으로 이끌린다. 모든 소나무들은 남쪽을 향해 가지을 뻗고 있다.소나무 가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두타산의 능선이 이어지고 있고, 그 능선 위에 설치된 MBC 송신소와 군부대통신대가 보인다. 활기찬 생명의 공기를 느끼며 잠시 멍하게 산을 바라본다.전망대까지는 0.45km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자칫 방향을 잃을 수 있는 애매한 곳이면 어김없이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정표가 아니라 안전판이라고 해야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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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길을 간다. 겨울 동안 앙상해진 가지에 초록빛 새싹이 수없이 돋아나고 있다. 한 그루의 참나무가 그늘을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작은 잎들이지만, 여러 나무들이 겹겹이 햇빛을 막으니 얼마만큼의 그늘이 만들어지고 있다.이러한 자연으로부터, 우리의 성공이 혼자만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기보다는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늘 감사하고 인사하고 봉사하며 살아야 함을 배운다.첫 번째 계단을 만난다. 오르는 계단 옆으로 큰 바위가 세 쪽으로 나눠져 마치 삼형제처럼 나란히 앉아 있다. 그래서 ‘삼형제 바위’라 작명해 준다.두 번째 계단을 오르면, 등산로 입구 기점 4.0km 지점에 위치한 2층 구조의 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 부근에는 수령이 꽤 되어 보이는 소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고 잘 관리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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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전망대 앞의 바위 벼랑 끝에는 안전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주변 소나무 그늘 아래에 긴 의자를 설치해 휴식 공간을 마련해 뒀다.이곳에서 두타산 능선과 ‘초평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다. 또 잠시나마 속세의 근심과 걱정을 다 비우고 자신만을 위한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서 한 치도 손색이 없다.두타산 정상을 0.1km를 앞두고 밧줄을 잡고 돌계단을 오르면 좌측으로 작은 돌탑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그 뒤로 돌들이 차곡차곡 쌓여져 석성(石城)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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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를 지나 등산로 입구 기점 4.5km 지점에 위치한 두타산 고스락에 도착한다. 이 산의 이름은 단군 설화에서 유래된다. 단군이 팽우에게 산천을 다스리게 했는데, 어느 날 엄청난 장마로 온 산천이 모두 물에 잠기게 되어 팽우가 피난하여 이 산에 머물게 되었는데, 이 산의 꼭대기가 섬처럼 조금 남아 있었다고 하여 두타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그러나 이 산기슭에 위치한 영수사(靈水寺)가 위치하고 있어 ‘두타(頭陀)’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두타는 속세의 번뇌를 끊고 청정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을 의미한다.두타산 고스락에는 고스락 돌과 팔각정, 돌탑, 긴 의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팔각정은 바위의 모양에 따라 기둥의 길이를 맞춰 세워져 있다. 자연의 조화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철쭉 군락지를 조성해 봄철 등산객들의 포토존을 제공하고 있고, 소나무들이 잘 가꿔져 있다. 팔각정의 자연 주춧돌에 피어나는 돌단풍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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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 오르자 지나온 전망대가 눈에 들어오고, 초평 저수지가 얼핏 보인다. 초평 저수지 주변에는 초평의 별미 ‘초평 붕어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이 있다.고스락에서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0.5km를 내려와서, 영수사 방향으로 산등성이를 따라 평탄한 소나무 숲길을 약 0.4km 걷다가 이후부터 잔돌이 깔린 경사진 길을 내려간다.계곡에 이르니 등산로 좌우로 큰 바위들이 나무들과 어울려 함께 한다. 산을 내려올수록 산속의 나무들은 마치 청정한 연못처럼 신록이 더욱 더 깊어지고, 산새소리가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계곡을 건너 조금만 진행하면 등산로 입구 표지판과 그 옆으로는 영수사로 진입하는 다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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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의 다리는 속계(俗界)와 선계(仙界)를 이어주기도 하고, 구분하기도 한다.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더럽고 추잡한 생각을 떨치게 되어 마음이 가벼워지고 청정해진다.철쭉이 만발한 영수사는 고려시대 승려 증통대사(證通大師)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사찰 뒤에 약천(藥泉)이 있어 영수암(靈水庵)이라 하였다. 영수사는 대웅전, 삼성각, 관음보전, 요사, 일주문 등의 건물이 있으며, 관음보전에는 보물 제1551호로 지정된 ‘영산회괘불탱(靈山會掛佛幀)’이 모셔져 있다.영수사 괘불은 묘법연화경에 의거하여 석가모니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청문중을 중심으로 그린 영산회상도로서 명옥(明玉)을 비롯한 4명의 승려 화원들이 그렸다고 전한다. 4월 초파일의 법회 때에 걸어 놓고 의식에 사용하고 있는 대형 괘불 탱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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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사 입구를 들머리로 두타산을 등산하고자 할 때, 영수사 절집 바로 아래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주차장에서 울창한 숲의 좁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음이 창공처럼 맑고 푸르며, 깊은 연못처럼 고요해져서 마치 수도승이 된 듯하다.일주문(一柱門)을 지나 숲속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다 보면 포장도로 길을 만난다. 이 길을 걸으며 영수사 표지석이 있는 세거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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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거리에서 좌측 방향으로 영구리길을 따라 동잠교 방향으로 걷는다. 이 길은 차량 통행이 빈번하므로 길가로 바싹 붙어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산행의 들머리인 동잠교 등산로 입구를 지나 두타산 주차장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오월의 푸름을 온새미로 만끽하고 싶다면 두타산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