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노자포럼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서 수눌음축제와 함께 열려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박재희 석천학당원장·조민환·정재서 교수 등 강연“‘남이섬·탐나라’, 신화적 상상력에 기반…노자 도법자연 등 철학 체현”
  •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29일 제주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 축사와 함께  ‘법고창신의 시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29일 제주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 축사와 함께 ‘법고창신의 시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제6회 한중노자포럼’이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가운데 ‘노자도덕경’의 핵심 가치는 ‘무위(無爲)’, 노자 철학의 핵심은 ‘반(反)’이라 점이 강조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남이섬과 탐나라공화국의 공통점은 유토피아라는 신화적 상상력에 기반하고 있고, 노자의 도법자연(道法自然), 유무상생(有無相生) 등의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탐나라상상그룹이 주관한 ‘제주수놀음축제’와 함께 열린 이날 한중포럼은 한중문화우호협회가 주최하고 제주도교육청과 중국 하남성 문화재청이 후원했다. 

    한중포럼에 참석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전 이화여자대 총장)은 축사에 이어 ‘법고창신의 시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의미는 나라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고 국민의 자긍심이 올라간다. 관광자원이 확대돼 경제적 수익을 확보되고 미래를 향한 유산보존에 안정적 장치와 제도가 마련된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등재 의미와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이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 ‘노자가 전하는 나답게 사는 길(道)’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이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 ‘노자가 전하는 나답게 사는 길(道)’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그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무엇보다도 전 세계인류가 공유하는 세계유산이 됨으로써 한국을 넘어 인류 문명사에 편입돼 역사 대대로 문화교류에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며 “한국의 문화유산은 종묘 제래 및 종묘 제례악, 판소리, 불국사 석굴암 석굴 본존불,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창덕궁 불로문, 수원화성 행궁, 안동 하회마을, 충북 보은 법주사,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 15건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은 ‘노자가 전하는 나답게 사는 길(道)’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노자의 철학의 핵심은 ‘반(反)’으로, 반의 사전적 의미는 ‘반대로’, ‘돌아오다’, ‘뒤집히다’라는 뜻이지만, 우주와 세상이 구동되는 원리인 ‘도(道)’는 우리의 상식과 반대로 움직이고, 멀리 가면 다시 돌아오고, 극에 다다르면 뒤집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부드럽고 약한 것이 반대로 강하고 센 것을 이기고, 비우고 낮추는 것이 결국 채움과 높음으로 돌아온다. 군림과 강요는 결국 뒤집히게 되고, 섬김과 모심은 복종과 존경으로 얻게 된다는 노자의 역설이 모두 반의 역설”이라며 “아름다움 뒤에는 추악함이, 행복 뒤에는 불행이 엎드려 있다는 것은, 결국 ‘반’의 원리가 세상만사에 깊이 개입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자 도덕경의 핵심 가치는 무위(無爲)이고 도의 원리를 세상사에 적용해 실천하는 방법이 무위이고, 무위를 실천하는 사람이 성인(聖人)이며, 무위를 실천하고도 공을 드러내지 않음이 덕(德)”이라고 덧붙였다.
  • 조민환 성균관대 교수가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  ‘동양문화에 나타난 바다에 관한 철학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김정원기자
    ▲ 조민환 성균관대 교수가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 ‘동양문화에 나타난 바다에 관한 철학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김정원기자
    이어 조민환 성균관대 교수는 ‘동양문화에 나타난 바다에 관한 철학적 고찰’이란 주제 발표를 했다. 

    그는 “서양 문화에는 바다와 관련된 소설은 많지만, 동양은 바다에 대한 인식은 기본적으로 물에 대한 인식과 함께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조 교수는 “노자의 바다란 ‘도(道)’는 천하에 있는 것과 같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노자는 도의 속성을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물의 속성을 최고로 평가한다”며 “노자가 바다는 ‘유약겸하(柔弱謙下)’의 자세로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관대함과 포용력 있음을 강조하는 사유는 오늘날 다문화사회에서 민족과 인종 간에 상호 갈등 없이 함께 공존하는 삶에 지혜를 준다”고 전했다. 

    정재서 영산대 석좌교수는 ‘신화와 노자로 읽는 탐나라’를 주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정 교수는 “인류 발전의 이면에는 유토피아에 대한 상상력이 자리 잡고 있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황무지를 일군 탐나라공화국(대표 강우현)의 개척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토피아 상상력을 계승해 건설된 곳이 남이섬과 탐나라공화국”이라며 “가평의 남한강 무인도 남이섬은 유토피아적 구상이 실천돼 황량했던 섬이 모든 사람의 꿈과 소망이 펼쳐지는 낙원으로 변모됐다. 이 섬에서 사람들은 유년기의 그리운 추억, 청년기의 애틋한 사랑, 가족 간의 화목한 삶을 재현하거나 음미한다”고 강조했다.
  • 정재서 영산대 석좌교수가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신화와 노자로 읽는 탐나라’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 정재서 영산대 석좌교수가 29일 제주 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제6회 한중노자포럼에서‘신화와 노자로 읽는 탐나라’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김정원 기자
    “인공낙원 남이섬이 건설되고 남쪽 끝 제주도에 다시 유토피아 상상력이 전개된 것이 탐나라공화국이다. 남이섬이 철저한 자본주의 토대 위의 경영 논리가 적용된 공간이라면, 탐나라공화국은 마르셀 모스(Marcel Mauss)가 얘기한 증여론(贈與論)에 입각한 호혜적 교환의 장(場)”이라는 정 교수는 “탐나라공화국에서 사람들이 소유한 것을 가지고 와 나누고 베풀어 노자가 말한 소국과민(小國寡民)의 경지에 가깝다. 남이섬이 자본의 논리에 충실한 상업적 공간이라면 탐나라공화국은 낙원으로는 드물게 인문적, 학습적, 체험적 공간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두 섬(남이섬, 탐나라공화국)의 공통점은 유토피아라는 신화적 상상력에 기반하고 있고, 노자의 도법자연(道法自然), 유무상생(有無相生) 등의 철학을 체현하고 있으며, 그리고 두 섬의 작동원리는 ‘놀이’ 이른바 ‘유어예(遊於藝)의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 남이섬과 제주도에서 행해진 유토피아 실험은 미래 한국 사회의 설계를 위해 많은 시사를 준다”고 밝혔다.

    한편 수눌음축제에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과 이상률 제주경찰청장, 서예가 고산 최은철 철학박사, 그리고 제주도민, 관광객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배움·기쁨·음식을 나누는 한편 문화공연도 다채롭게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