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면담결과 “인권침해 아니다”…학생 “억울하다” 주장 충남교육청 “영상 촬영 학생·교사 등 조사 진행…엄격한 조처”
  • ▲ 충남도교육청사. ⓒ충남도교육청
    ▲ 충남도교육청사. ⓒ충남도교육청
    충남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 중에 남학생이 여교사의 뒷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충남교육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남학생이 영어 수업 중 교사 뒤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모습이 지난 26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처음 게재됐고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이 여교사는 현재 동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동영상에는 한 남학생이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여교사 뒤쪽의 교단 위에 드러누운 채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고, 교실에서는 수업중에도 불구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촬영됐다. 

    그러나 이 여교사는 교단 좌측 끝 부분에서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바람에 한 학생이 교단 앞에서 드러누운 채 교사의 뒷모습을 촬영 중인 사실을 다른 학생이 촬영한 것을 유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이 올라온 틱톡 계정에는 교실에서 한 남학생이 상의를 벗은 채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도 올라왔다. 그러나 해당 학생이 수업 중에 상의를 벗었는지 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충남도교육청은 29일 이 같은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온 경위와 관련해 학생과 교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콘센트에 꽂는 과정에서 교사가 ‘수업 중 안된다’고 말을 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해당 교사는 ‘인권침해는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고, 학생도 ‘(뒷모습 촬영이 아니다) 억울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교사의 인권침해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교실에서 상의를 벗고 있는 학생은 쉬는 시간에 가끔 농구를 하는데, 무더운 상태에서 옷을 벗고 있는 상황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문제의 학생을 대상으로 대면조사 등 교사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학생의 태도가 잘못된 만큼 생활지도위원회를 열어 생활지도 차원에서 엄격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충청권에서 교사를 하다 명예퇴임한 전직 교사 L 씨는 “중·고등학교에서 휴대폰으로 여교사를 촬영하는 것은 비일비재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적발됐더라도 상당수가 쉬쉬하고 넘어간다”며 “교사 뒤에서 학생이 욕을 하는 등 일선학교 교사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도를 넘어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