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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도민의 혈세로 상을 받은 뒤 이를 개인 선거에 이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243곳에 대해 2014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5년간 민간단체가 시상하는 상의 수상 여부와 상을 받기 위해 해당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지출한 돈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도내 지자체들은 상을 받기 위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4번째로 많은 돈 썼다.
이들 지자체가 지출한 혈세는 모두 5억4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언론사 수상은 39건에 5억2000만 원, 민간단체 수상은 12건에 2000만 원이었다.
도내 지자체에서는 단양군이 가장 많은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7건의 상을 받고 약 2억5588만 원의 돈을 지출했다.
이어 충주시 1억4000만 원(9건), 제천시 8500만 원(7건), 괴산군 4300만 원(6건), 증평군 1600만 원(8건), 영동군 250만 원(3건), 보은군 200만 원(1건)이었다.
경실련에 따르면 충북도와 청주시, 음성군, 옥천군, 진천군은 지출한 돈이 없다고 답변했다.
옥천군은 다른 지자체와 같은 시기에 똑같은 상을 받았으나 지출한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고 단양군과 보은군은 일부 비용만 공개했다.
문제는 이들 단체장들이 이처럼 돈을 지출하고 받은 상으로 선거 공보물에 표기해 수상 경력을 선거구민들에 알렸다는 점이다.
경실련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7회 지방선거 당선자 선거 공보물을 확인한 결과, 조길형 충주시장, 류한우 단양군수, 정상혁 보은군수 등은 지자체장 선거 공보물에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받은 수상 경력을 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선거 시기에 민간포상을 포함한 상훈 내역은 공약 못지않게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라며 “자칫 단체장 개인이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치적을 위해 돈으로 상을 샀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나 직권 남용, 이를 선거에 이용했다면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경실련은 “단체장이 수상 결과를 선거에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때 개인 수상에 대한 비용을 세금으로 지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자체나 단체장의 수상과 관련해 세금이 들어간다면 반드시 기준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경실련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이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진행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받을 만한 상을 받았는지, 세금을 제대로 사용했는지, 지자체장 개인 수상비용을 세금으로 지출한 것이 적정한지, 규정에 맞게 후원명칭 사용을 운영했는지 등을 따지고 잘못은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